지난 8일 이슬람사원 건축주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는 전날 오후 7시 30분께 누군가가 골목길 바닥에 냄비에 담긴 액체를 여러 차례 흩뿌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 다른 1명은 우산으로 얼굴을 가려주는 듯한 행동을 취하며 주위를 살피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골목길에서 사라졌다.
이날 오후 3시 5분쯤 방문한 사원 앞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물질이 2m 가량에 걸쳐 뿌려져 있었다. 밟으면 미끈거렸지만 악취는 나지 않았다.
현장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라드(돼지 지방) 같아 보인다. 우리 집이 옛날에 중국 음식점을 했는데 그때 맡은 라드랑 같은 냄새다”라고 말했다.
건축주 측은 “(뿌려진 물질의) 냄새, 그리고 사원 앞에 돼지머리가 등장했던 것을 미루어봤을 때 동물성 기름으로 추측된다”라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고 추후 경찰에도 신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비대위측은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비대위측은 "우리도 오늘 기자들 연락 받고 처음 알았다. 비대위 소속 주민이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했다"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골목길이 사유지인지 공유지인지 등 여러 가지를 조사해봐야 형사 처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이 지난해 말, 같은 장소에서 돼지머리 바비큐 파티를 벌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돼지 수육 파티를 열며 항의한 바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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