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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팹리스' 분사 결정 후폭풍
29일 주주총회 분수령
DB하이텍 "분사로 고부가가치 사업영역 도전 가능"
소액주주연대 "물적분할 찬성 근거 찾지 못해" 반대 예고
[파이낸셜뉴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팹리스(반도체 설계사업)를 병행하던 DB하이텍이 팹리스 부문을 자회사로 떼어내는 물적분할에 재도전한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재현되고 있다.
29일 주주총회 분수령
DB하이텍 "분사로 고부가가치 사업영역 도전 가능"
소액주주연대 "물적분할 찬성 근거 찾지 못해" 반대 예고
지난해 7월에도 DB하이텍은 물적분할을 통한 분사를 검토했다가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어 실제 분사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DB하이텍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정관 변경 △사내외이사 후보 추천 △팹리스 부문 브랜드사업부 분사 등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부의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분사되는 신설법인의 사명은 'DB 팹리스(가칭)'이며, 분할 기준일은 5월2일이다. 주주총회에서 분사가 통과되면 DB팹리스는 DB하이텍의 100% 자회사가 된다. 이번 안건은 오는 29일 오전 9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DB하이텍 측은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DB 팹리스'가 파운드리 사업 중심의 DB하이텍에서 분사함으로써 첨단 디스플레이 설계전문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DB하이텍의 사업영역이 부가가치가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칩으로 확장되고,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구동칩 등 고성능 반도체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그간 DB하이텍은 파운드리 고객의 기술유출을 비롯한 이해충돌 문제로 사업영역이 범용제품인 액정표시장치(LCD) 중심의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만 국한됐다. 한 회사 내에 파운드리와 파운드리의 고객사인 팹리스가 붙어있으면 고객사 입장에선 설계도가 '경쟁사'에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DB하이텍이 '한국의 TSMC'로 새출발하려면 전체 주식의 75%가량을 보유한 소액주주의 반발을 넘어서야 한다. 지난해 9월 기준 DB하이텍의 주요 주주는 △DB Inc. 및 특수관계인 17.84% △국민연금 8.34% 등 순이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이번에도 물적분할을 통한 분사에 대해 반대입장을 낼 분위기다. 소액주주연대 인터넷 카페에는 "주주입장에서 (물적분할을) 찬성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개인주주들은 반대 입장일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적분할을 통해 회사는 추가 자금 투입 없이 신설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지만, 주주는 신설회사의 주식을 받을 수 없다. DB하이텍이 만일 DB팹리스를 상장하면 그 가치만큼 기존 주주들의 가치가 손실된다는 이유에서다. 한발 더 나아가 소액주주연대는 "물적 분할 반대 입장을 국민연금에 설명하고, 부결시킬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액주주의 반발을 의식한 DB하이텍은 주주보호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했다. DB하이텍과 DB팹리스 양사 모두 DB팹리스가 분할된 날부터 5년이 되기 전에 상장하고자 할 경우 이를 주총 안건으로 올려 특별결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명시하기로 했다. 이는 앞서 포스코(분할 전)가 사업회사 포스코를 물적분할 하기 위해 썼던 방식과 동일하다. 또 반대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자기주식 매입과 배당 확대 등도 추진하는 등 소액주주 마음을 얻기에 나섰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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