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마약에 의한 사망사고부터 연예인 마약 사건, 젊은 세대의 마약 사건에 이어 최근에는 10대 마약 투약 사건까지 증가세에 있는 등 갈수록 마약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SNS 사용에 익숙한 10대들에게 각종 마약류 약품 등을 사고파는 유통 루트로 SNS가 악용되면서 마약 위험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적발시 처벌도 중요하지만 청소년들이 마약 투약이나 유통이 심각한 범죄라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예방 교육도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청소년 마약범죄, 4년전보다 278.2% ↑
실제 대검찰청 자료에 의하면, 19세 이하 마약류범죄는 지난 2021년 기준 450명으로 전년도 313명 대비 43.8% 증가했다. 4년 전인 2017년 119명과 비교하면 278.2% 급증했다.
경찰청 자료를 봐도 10대 마약류 사범 검거 인원은 2018년 104명에서 2020년 241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고, 2021년에는 309명으로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도 294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6일에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14세 밖에 안된 중학생이 필로폰 0.5g을 구매해 자택에서 투약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해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해당 학생은 마약을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던지기는 마약류 판매자가 약속한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가 이를 가져감으로써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는 수법을 말한다.
게다가 10대가 마약 유통에 가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최근 경상남도에선 10대 1명이 포함된 마약 유통책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주로 인터넷 도박에 중독되거나 채무 과다 등으로 돈이 절박한 상황에서 고수익에 현혹돼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은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청소년들이 SNS,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되고 호기심에 마약류를 구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0대들은 주로 텔레그램, 다크웹 등 SNS 환경에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SNS에서 거래되는 마약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마약 예방교육 및 제도개선 시급
10대 마약 관련 범죄가 증가하는 원인은 마약의 위험성 등에 대한 '인식 부족'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문제는 마약이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과 한 번 빠지게 되면 전문적 치료 등을 받아도 쉽게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중독성이 강하다는 점을 청소년들이 잘 인식못한 채 호기심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실제 마약 유통의 경우 SNS상에서는 이른바 '고수익 보장 알바(아르바아트)'로 변질돼 범죄집단에 의해 홍보되면서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쉽게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
일부에선 마약 성분의 위험성에도 불구, 다이어트를 위한 식욕억제제로 생각하고 구매하는 10대들도 있는 등 청소년층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마약범죄가 스며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나비약'이라 불리는 마약류 식욕억제제 '디에타민'은 온라인에서 개인이 팔거나 살 수 없도록 돼 있다. 만 18세 미만 청소년은 비만 치료시 식사와 운동요법을 우선하도록 해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을 수 없다. 하지만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10대가 잘못된 정보 등으로 인해 SNS를 통해 이를 버젓이 구매하고 있어 유통망 차단책도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청소년에 대한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진실 마약전담 변호사는 "(마약과 관련해) SNS에 방법들이 너무 다양하게 노출돼있어 마음만 먹으면 가능해 진 상황"이라며 "금연교육이나 성교육은 학교에서 하고 있지만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생각에서인지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에는 소극적이다. 철저한 예방교육 이외에는 답이 없다"고 제언했다.
한편 대검찰청에서는 청소년과 단순투약 사범에 대해서는 치료 및 재활 정책을 지속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하면서 "청소년·마약류사범의 특성, 예방교육·치료재활 현황과 문제점 등 정책연구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부 등과 공유해 향후 정책수립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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