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탁주 종량세 ‘물가 연동’ 부분 재검토 시사
“일정 시점 세액 정해주는 방식으로 진행”
[파이낸셜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020년 개편된 맥주˙탁주에 대한 종량세 제도에서 물가 연동 부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9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감담회에서 "최근 정부의 주류값 인상 자제 발언과 관련해 의견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맥주˙탁주의 종량세 개편은 적절했다"면서도 "다만 물가 연동 부분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량세 제도는 여야합의를 통해 2020년부터 맥주와 탁주에 적용됐다. 종가세와 달리 매년 물가인상률에 따라 세율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상품 가격이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세금이 함께 올라가는 종가세와 달리, 종량세는 세부담이 고정돼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세율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5.1%에 달했던 물가상승률(CPI)을 고려해, 정부는 올해 맥주˙탁주의 종량세율을 전년 CPI의 70% 수준으로 조정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정부의 거시정책 운영에 따라 기업의 원료비 부담 완화, 관세 인하 등 기업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정부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맥주의 경우 해마다 물가에 연동을 하다 보니 다른 요인이 없어도 소비자 판매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재검토 필요성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번에도 경험했다시피 최근 5% 안팎의 물가 상승으로 15원 수준의 상승요인이 세금에 있었는데, 오히려 이 사유에 편승해 소비자 가격을 더 인상하게 되는 기제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종량세율 조정으로 맥주의 경우 1l당 885.7(30.5원↑), 탁주는 1l당 44.4원(1.5원↑)의 세율이 적용됐다. 출고가가 오를 경우에도 종가세 대비 세부담은 크게 완화된 수치다. 주류업체의 세부담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세제가 개편됐음에도 판매 가격은 물가 인상에 편승해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는 수준까지 인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추부총리는 종량세의 존치 여부에 대해서 "종량세는 유지하되, 물가연동하는 부분은 전문가 및 관계기관과 협의해볼 생각"이라며 "종량세를 물가에 연동하기 보다 일정 시점에 한번씩 국회에서 세액을 정해주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가세를 적용하는 소주, 와인 등 주류에 대해서도 물가 관리 기조에 동참해주기를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의 메세지가 "민간부문에서도 물가 안정에 함께 동참하고 협조할 때 전반적 물가 수준의 하향 안정화 가능하다는 차원의 동참 요구”라고 강조하며 "소폭으로 인상 요인이 생겼다면 이럴 때 함께 노력하면서 인상 요인을 흡수할 방법 없는지 고려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