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유동규 "김용이 지시해 음식쓰레기 주워먹고 구급차 불러 병원 갔다"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0 08:31

수정 2023.03.10 10:25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명 불법 대선자금 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명 불법 대선자금 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의혹이 터진 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부터 도피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본격화한 뒤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9월 30일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받았지만 응하지 않고 이튿날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상황을 묻는 검찰 질의에 그는 "출석 전날 김 전 부원장이 전화로 위치를 묻길래 '내일 출석하려고 검찰청 건너편 모텔에 있다'라고 하자 '너 빨리 도망가라, 백두대간이라도 타라'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에 따르면 당시 김 전 부원장은 "열흘만 있다가 와라. 그때쯤 경선이 끝나 우리 세상이 되면 방어가 된다.
우리 정보에 의하면 너는 즉시 구속되니까 무조건 도망가라"라고 종용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이 "침낭도 없는데 백두대간을 어떻게 타느냐"라고 하자 김 전 부원장이 "배탈이라도 나서 병원에 가라. 그러면 널 안 건드리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실제로 삼각김밥과 유통기한이 지난 요구르트를 먹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배탈이 안 나자 김 전 부원장이 “음식물 쓰레기라도 먹으라”라고 지시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결국 근처에서 쓰레기통을 하나 발견해서 (쓰레기를) 꺼내 먹었다”라며 “이후 배가 좀 아픈 것 같아서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갔다”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진단 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병원을 나오다 대기하고 있던 수사관들에 체포됐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에게 "피의자 조사에선 김 전 부원장이 지시한 도주 장소가 백두대간이 아니라 태백산맥이라고 했다"라고 지적하자 유 전 본부장은 "어찌 됐든 도망가라고 한 것은 맞다"라고 답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에 "김 전 부원장이 '열흘만 버티라'라고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재차 묻자 "(이재명이) 대통령 후보 되면 아무도 못 건드린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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