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은 "1월 경상수지 적자에도 연간 260억달러 흑자 예상"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0 15:09

수정 2023.03.10 16:54

한국은행 '2023년 1월 국제수지 잠정 기자설명회'
2023년 1월 경상수지, 45억2000만 달러로 한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
상품수지 적자 또한 1996년 이래 최장 기간 지속

이에 한은, 향후 상품수지·수입·서비스수지 개선 전망 내놓아
본원소득수지 흑자도 이어갈 듯
한은 "하반기 흑자 304억 달러 예상, 연간 흑자 260억 달러 기록할 듯"
한은, 1월 국제수지 설명회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0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에서 이동원 금융통계부장이 1월 국제수지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2023.3.10 mon@yna.co.kr (끝)
한은, 1월 국제수지 설명회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0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에서 이동원 금융통계부장이 1월 국제수지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2023.3.10 mon@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1월 경상수지가 45억2000만 달러 적자로 한국은행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0년 1월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적자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내며 1996년 1월~1997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래 역대 최장 기간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2월부터는 경상수지 적자 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한은은 10일 '2023년 1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를 열고 1월에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원인으로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부진이 동시에 나타난 것과 해외 출국자 수가 증가한 것"을 꼽았다. 이어 연간 흑자 예상 요인으로는 △상품수지 개선 △에너지 수입 금액 감소 △서비스수지 개선 △본원소득수지 흑자 유지 총 네 가지를 들었다.

우선 상품의 수출입 차이를 나타내는 상품수지의 경우, 1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126억5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낸 반면 2월에는 적자 규모가 53억1000만 달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3억4000만 달러가 축소된 규모로, 이동원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2월 수출입 동향에서도 여전히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모습이었으나 2차전지·승용차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1월 국제수지 통계에서도 승용차 수출액은 48억달러를 기록해 22.3% 상승을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액이 줄어드는 것 또한 경상수지 회복의 요인 중 하나다. 한은은 "3월부터 동절기 에너지 수요가 감소하는 데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에너지 수입액은 우리나라 수입에서 큰 규모를 차지해 왔다. 2023년 1월 수입 통계를 보면, 에너지류 수입액은 177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

한은은 2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중국·일본·동남아 입국자 수가 해외여행 경비·기술용역 대가 등 외국과 서비스 거래 결과 벌어들인 돈과 지급액의 차이를 나타내는 서비스수지 개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도 봤다. 이 부장은 특히 "중국 노동절 연휴가 오는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인데, 그때 중국에서 대규모 단체 관광객이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일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 리오프닝이 무역수지 개선과 경상수지 흑자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다만 한은은 서비스수지 적자(32억7000만달러)에서 여행수지가 가장 큰 폭의 적자(14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만큼, 여행수지 흑자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화용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비자 제한이 없어지고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없어져 중국인 입국자 수가 늘어나면 여행수지의 마이너스 폭을 줄일 수 있는 요인은 될 것"이라고 봤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 또한 "중국만 보면 일부 유입되는 효과도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출국자 수도 증가해서 여행수지 적자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많다"며 우려했다.

반면 한은은 임금·배당·이자 등을 통해 벌어들인 돈과 나간 돈의 차이를 의미하는 본원소득수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익금불산입제도(해외에서 발생한 배당 이익을 국내로 송금할 때 법인세 혜택을 주는 정책)가 연간 국제 수지에서 상당한 증가폭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1월 본원소득수지는 배당 수입 증가 등으로 전년동월 18억7000만달러에서 63억8000만달러로 확대되는 양상이었다.

이 부장은 "대외 여건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월별 경상수지 규모의 변동성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2~3월의 주요 지표 흐름을 봤을 때 아직은 (국제수지가)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1월의 이례적인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차츰 해소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팀장 역시 "지난 23일 발표한 경제 전망대로 상반기까지는 44억 적자를 기록하겠지만, 하반기에는 304억달러 흑자를 내 연간 260억달러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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