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속도로에서 의식을 잃은 트럭을 자신의 차량으로 막아세워 운전자를 구하고 대형사고도 막은 20대 의인의 정체가 밝혀졌다.
10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께 화성시 비봉매송고속화도로 매송 방면 도로에서 50대 A씨가 모는 1t 트럭이 중앙분리대를 연거푸 들이받았다. 트럭은 커브 길에서도 방향을 바꾸지 않고 벽을 긁으면서 1㎞ 남짓을 계속해서 진행했다. 주변의 차들이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켜도 트럭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목격한 운전자 김지완씨는 119에 구조요청을 한 뒤 운전하던 아반떼로 트럭 우측을 밀려 차량을 세우려도 시도했다. 그래도 차가 멈추지 않자 트럭을 추월한 뒤 자신의 차량(아반떼)으로 트럭 앞을 막아 강제로 세워 멈추게했다.
사고가 난 도로는 시속 90km까지 달릴 수 있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 씨의 기지로 인명피해와 2차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A씨는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는 회복된 상태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피로감에 의식을 잃은 것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구하고 대형사고도 막은 김씨는 특별한 상해를 입지 않았다. 다만 그의 차는 크게 파손됐다.
김지완 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언제라도 액셀을 좀 더 밟으면 급하게 발진을 할 수 있는 상황이고, 골든타임도 지켜야겠다 이런 생각도 있었다"며 "사실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가 또 자동차 안전 관련 분야다 보니까 조금 더 의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완씨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안전성능시험1팀 소속 연구원으로 밝혀졌다. 차량의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며 더욱 안전한 차를 개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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