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향 서쪽 '짧게' 쏜 듯…탐지시간 짧고 횡방향 날아 분석 애로
초기 '1발'서 '수 발'로 추가분석…'남포일대' 공지, 실제는 저수지서 쏴
[파이낸셜뉴스]
초기 '1발'서 '수 발'로 추가분석…'남포일대' 공지, 실제는 저수지서 쏴
북한이 이번 공개한 발사 장소는 내륙 호수 중앙 지점이다. 북한은 남포에서 북쪽으로 10㎞가량 떨어진 저수지 태성호의 반도처럼 튀어나온 지점까지 발사차량(TEL)을 이동해 전술유도무기를 쏜 것이다.
지난해 9월 저수지의 수중 발사대에서 SRBM을 쐈을 때와 유사하게 마치 물속에서 비행체가 발사된 것처럼 보이게끔 유도하고 발사 원점 식별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이날 합참 관계자는 "현재 6발로 평가하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무기체계를 밀집시켜서 발사하는 것은 전술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관련 무력 시위를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이 발사한 6발은 모두 같은 탄착 지점을 형성하지는 않았지만, 대략적인 방향성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은 어제 9일 실시간 궤적을 탐지했으나 탐지한 시간이 극히 짧았기 때문에 추가 분석을 거친 뒤, 탄도미사일 궤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비행시간이 짧았기 때문으로 합참은 처음엔 미사일 1발 발사로 공지했지만 추가 분석 이후에 정확한 발 수가 아닌 '수 발'이라고 언론에 고지한 것이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남쪽에서 볼 때 수직 방향의 비행체는 면밀하게 관찰해야 하지만, 서쪽 방향인 횡으로 미사일을 쏘면서 는 직접적 위협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초기 탐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는 얘기다.
북한군은 최근 여러 고도와 각도의 발사를 시험하면서 목표물에 따른 운용 방법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 관계자는 어제 쏜 미사일은 군이 세부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과거 사례들보다 더 낮은 고도로 더 짧은 거리를 비행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에 쏜 탄도미사일은 지난달 국방부가 공개한 2022 국방백서에 나온 가장 짧은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 Close Range Ballistic Missile=주로 300㎞ 이하 지칭)에 해당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도 "운용 측면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며 "예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해 4월 같은 미사일을 쐈을 때는 합참이 이튿날 북한 매체 보도로 발사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이를 포착하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군은 초기 탐지 제원이 공개할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에 발표를 미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통상적인 SRBM과 고도·거리 등이 달라 즉각적 판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는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KN-24(에이태큼스), KN-25(초대형 방사포) 등 다른 SRBM보다 더 낮은 고도로 짧은 거리를 비행해 한미 감시망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에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신형전술유도무기 여러 발을 25㎞ 안팎의 저고도로 '무더기' 발사할 경우 레이더상 궤적이 겹쳐 보이는 등의 이유로 군의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합참 관계자는 "현재 군의 평가로 볼 때 지금의 요격 체계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며 "동시 교전능력이 제한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장사정포 요격체계가 전력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평소 중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서해에선 미사일 활동을 자제하는 편임을 고려하면 현재 중국에서 양회(兩會)라는 대형 정치행사가 열리는 기간에 서해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4월 16일과 11월 17일에도 이와 유사한 무기체계를 발사했다. 4월에는 고도 25㎞, 비행거리 110㎞, 속도 마하 4(음속 4배)였고 11월에는 고도 47㎞, 비행거리 240㎞, 속도 마하 4로 포착된 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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