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SNS 설전 2차전?…콜롬비아-엘살바도르 정상 서로 또 '악플'

연합뉴스

입력 2023.03.11 07:51

수정 2023.03.11 07:51

페트로 "우린 민주주의 강화"…부켈레 "당신 있는지도 몰랐네?"
SNS 설전 2차전?…콜롬비아-엘살바도르 정상 서로 또 '악플'
페트로 "우린 민주주의 강화"…부켈레 "당신 있는지도 몰랐네?"
지지자에게 손 흔드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epa10411986 El Salvador's President Nayib Bukele attends an official event, in Mejicanos, El Salvador, 17 January 2023. Bukele stated on 17 January that El Salvador has become 'the safest country in Latin America' and pointed out that now young people 'are no longer vic
지지자에게 손 흔드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epa10411986 El Salvador's President Nayib Bukele attends an official event, in Mejicanos, El Salvador, 17 January 2023. Bukele stated on 17 January that El Salvador has become 'the safest country in Latin America' and pointed out that now young people 'are no longer victims' of violence. EPA/Rodrigo Sura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소셜미디어에서 상대방을 자극하며 한 차례 설전을 벌인 콜롬비아와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말꼬리 잡기 같은 비방 조의 글로 또 맞붙었다.

10일(현지시간)로 이틀째 이어진 두 정상의 티격태격 다툼은 구스타보 페트로(62) 콜롬비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테이블 아래에서 (몰래) 협약하는 것보다 속임수 없이 협정하는 게 낫다"며 엘살바도르 정부를 향한 '갱단과의 암약' 의혹을 비난했다.

앞서 CNN 스페인어판은 엘살바도르의 미주 대륙 최대 규모 감옥 신설을 두고 '살인율 감소 효과를 얻으려고 갱단에 더 좋은 수용 조건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나이브 부켈레(41) 엘살바도르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당신(페트로) 아들은 테이블 아래에서 돈 거래 계약을 하는 사람 아닌가요? 댁내는 괜찮으신지"라고 반격했다.

페트로 아들인 니콜라스 페트로 부르고스가 금품수수 등 의혹으로 콜롬비아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을 거론한 것이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FILES) In this file photo taken on February 13, 2023, Colombian President Gustavo Petro speaks during an event to present a health care reform bill to be discussed at the Congress at Narino Presidential Palace in Bogota. - Colombian President Gustavo Petro on March 3, 2023, called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FILES) In this file photo taken on February 13, 2023, Colombian President Gustavo Petro speaks during an event to present a health care reform bill to be discussed at the Congress at Narino Presidential Palace in Bogota. - Colombian President Gustavo Petro on March 3, 2023, called on indigenous and rural protesters to release scores of police held hostage in the south of the country. A villager and a police officer were killed during a protest against oil company Emerald Energy in San Vicente del Caguan on Thursday while protesters took 78 police and nine employees of the oil company hostage, the rights ombudsman's office said. (Photo by JUAN BARRETO / AFP)


그대로 끝나는 듯한 말싸움은 날이 바뀐 이날 2차전으로 이어졌다.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일종의 댓글 같은 '인용하기' 기능으로 부켈레의 트윗을 자신의 트위터로 끌고 온 뒤 "친애하는 나이브 대통령, 우리 집은 괜찮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곳(콜롬비아)엔 무죄추정이라는 보편적 원칙이 있다"며 "우리는 대통령이 판사를 해임하지도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앞서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의회까지 장악한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021년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판사들을 무더기로 해임하는 데 앞장서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를 재차 끄집어낸 페트로는 "우리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더 발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역시 똑같이 '인용하기' 기능으로 페트로의 트윗을 가져오고서 "무죄 추정? 콜롬비아 국민들은 그게 사실인지 아니면 그들에게 이미 물든 것 같은 또 다른 거짓말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썼다.

여기에 더해 "나와 우리나라 내정에 대해 공격한 건 당신이었다"며 "나는 당신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퍼부었다.

미주 최대 규모 감옥 '세코트'로 이감된 엘살바도르 갱단원 Gang members wait to be taken to their cells after 2000 gang members were transferred to the Terrorism Confinement Center, according to El Salvador's President Nayib Bukele, in Tecoluca, El Salvador, in this handout distributed to Reuters on February 24, 2023. Secret
미주 최대 규모 감옥 '세코트'로 이감된 엘살바도르 갱단원 Gang members wait to be taken to their cells after 2000 gang members were transferred to the Terrorism Confinement Center, according to El Salvador's President Nayib Bukele, in Tecoluca, El Salvador, in this handout distributed to Reuters on February 24, 2023. Secretaria de Prensa de la Presidencia/Handout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NO RESALES. NO ARCHIVES


두 사람은 좌파(페트로)와 중도우파(부켈레)로 정치적 성향이 다르긴 해도 그간 특별한 악연은 없었다.
온라인에서 감정 싸움하듯 악성 댓글을 달며 상대방을 비난하는 건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뜻이다.

다만,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경우 자기 대표 정책 중 하나인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비판 목소리에 예민하게 대응하며 지지층을 결속하고 여론을 단속하는 활동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실제 자의적인 체포와 강압 수사 등 인권 침해 논란 속에 비상사태를 1년 가까이 연장 중인 부켈레는 국내·외 비평을 수시로 트위터에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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