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태국에서 오랜 기간 관광객을 태워 척추가 내려앉은 코끼리 사진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은 '이것이 수년간의 관광객 타기 체험이 코끼리에게 한 일'이라는 제목으로 태국에서 25년간 '코끼리 트레킹'으로 불리는 코끼리 타기 체험 관광에 동원됐던 71살 암컷 코끼리 파이린의 사진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야생동물친구재단(WFFT)이 제공한 사진 속 파이린은 20년 넘게 한 번에 최대 6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걸어 등 뒤쪽이 기형적으로 변형돼 내려앉았다.
파이린은 너무 느리고 상태가 좋지 않아 관광객을 태우는 일을 더는 할 수 없게 됐다는 이유로 주인에게 버려져 지난 2006년부터 재단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FFT은 "아직도 파이린의 등에는 오랫동안 압력을 받아 생긴 흉터가 있다"며 "지속적인 압력은 코끼리 등 조직과 뼈에 악영향을 미쳐 척추에 돌이킬 수 없는 물리적 손상을 입힌다"고 전했다.
12일 태국 매체 네이션은 CNN이 태국 코끼리 트레킹 관광의 이면을 보도한 것과 관련해 "태국은 2014년 동물학대방지·동물복지법을 제정했지만 아직 태국은 동물보호지수는 D등급"이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동물보호지수는 세계동물보호단체(WAP)가 산정하는 것으로 A~G 등급으로 나뉘는데, 태국 주변국인 미얀마와 베트남은 F등급, 한국은 태국과 D등급이며, 일본과 중국은 E 등급이다.
한편 코끼리 타기 체험은 동남아시아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관광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동물보호에 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동물보호단체들은 코끼리 타기 체험은 '동물 학대'라고 비판해왔다. 코끼리는 말처럼 타기 위해 사육되는 동물이 아니고 몸의 구조가 무거운 것을 싣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관광상품에서 동물 학대 우려가 있는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많은 동물이 관광객을 상대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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