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육군 초급간부가 열악한 주거 상황을 폭로했다.
13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자신을 육군 예하 부대에서 복무 중인 현역 중위로 소개한 A씨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A씨는 “곰팡이가 슬고 난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진 속 숙소마저 부족해 고시원에서 생활해야 할지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상반기 전역 예정인 A씨는 지난 12일 “소속 부대와 지휘관에게 누가 될까 봐 선뜻 제보하지 못했다"며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어 이렇게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육군 군단 직할부대 소속인 A씨는 최근 생활하던 간부 숙소에서 3월 내 퇴거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A씨가 생활하던 숙소의 관리부대가 사단으로 변경됐는데, 해당 사단 소속이 아닌 간부들은 3월 안으로 퇴실하라는 내용이다.
A씨는 “인접한 다른 부대에 간부 숙소 협조를 시도했으나, 현재 리모델링 중인 곳에는 5월 말쯤에 들어갈 수 있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현재 숙소에 거주하고 있는 간부들은 5월 말까지 거주할 수 있는 장소가 없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역이 백여 일 남은 상황에서 거주지가 불투명한 것도 당황스럽지만 이와 같이 초급간부 주거지원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하소연했습다.
A씨가 직접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 속에는 열악한 숙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현재 숙소는 1980년대에 지어지고 리모델링·수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이 금 가고 곰팡이가 슬고 가구는 부서져 있다”면서 “기름보일러에 기름 보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한겨울에 실내 온도 영상 2도인 숙소여도 군인이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는 간부들 주택수당 받으니까 월세 들어가면 되는 거 아니냐? 고시원 들어가서 살라고 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하사, 소·중위들은 3년 차 미만 간부여서 주택수당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푼 꿈을 가지고 임관하는 후배들이 잘 곳도 없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으면 해서 제보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네티즌은 “이 정도면 폐가 아니냐” “수십 년이 지나도 이런 숙소가 태반이라니 놀랍다” "30여 년 전에 군 생활을 했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육군관계자는 "해당 숙소는 올해 5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지난 2월, 입주 간부들에게 퇴거 안내와 함께 신축한 숙소 또는 부대 인근 독신자 숙소로 이전 가능함을 안내했다"라며 "다만, 일부 인원은 소통이 다소 부족하여 이전 가능한 숙소가 없는 것으로 오해한 것이 확인돼 '퇴거 대상인원은 모두 기간내 다른 숙소로 정상 이주가 가능함'을 다시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은 간부들이 안정된 주거생활을 통해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후화된 숙소 개선과 신축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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