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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국 경제 위협하는 '시진핑 3기' 차이나 리스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3 18:09

수정 2023.03.13 18:09

미국에 맞설 준전시 태세 구축
우리와 부딪칠 암초도 곳곳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회의 폐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회의 폐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3기 체제가 한국 경제에 몰고 올 파장이 심상치 않다. 2023년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3일 폐막하면서 당·정·군에 걸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올해 양회에서 드러난 중국 색채는 강력한 당 중심 체제와 미국에 맞설 준전시 태세 구축이다.

우선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견지해온 당정분리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시진핑 1인 절대권력 아래 당이 최우선시되는 '당강정약(黨强政弱)'으로 전환한 게 큰 변화다. 아울러 미국과 맞서기 위해 과학기술로 중무장해 중국만의 길을 걷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예사롭지 않다.
우리나라 외교 기조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서 미국 동맹 위주의 '경제안보'로 선회했으니 시진핑 3기 체제와 부딪칠 경제 암초 역시 곳곳에 깔려 있다.

당장 중국과의 무역수지 역조 현상은 단기적이 아닌 구조적 흐름으로 고착화될 조짐이다. 3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35%나 폭락했다. 대중 수출은 9개월째 감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49억95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14억36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다.

아울러 중국은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 허용 국가를 두 차례에 걸쳐 총 60개국으로 늘리면서도 한국은 의도적으로 제외했다. 지난 1월 경상수지 45억2000만달러 적자에는 여행수지 적자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 관광객 특수는 실종되고, 우리나라 해외여행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의 반도체 위상은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비 수급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장비 조달이 막힌 탓에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의 설비 수리와 라인 업그레이드가 꽉 막혔다. 급기야 가동률 하락과 반도체 수율 악화로 재고까지 쌓이는 등 반도체 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통제가 강화되고 중국 내 자급 노력이 속도를 내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만 골탕을 먹게 생겼다.

물론 상호협력의 기회도 있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1위 교역국이다. 상호 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양국의 현실이다. 중국 역시 서방을 향해 강하게 나올수록 경제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호혜적 제스처도 불가피하다.
시진핑 주석이 대미 강경 전략을 강조하면서도 민간기업 활성화와 대외개방 확대를 외치는 이유다. 과도한 대중 의존도는 줄이되 무모한 선 긋기는 양국 간 손실만 자초할 뿐이다.
우리 정부가 시진핑 3기 시대가 몰고 올 '차이나 리스크'를 정교하게 관리할 시험대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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