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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잡은 양자경 "세상의 모든 어머니께 바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3 18:36

수정 2023.03.13 18:36

아시아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에에올' 최고영예 작품상 등 7관왕
남우주연상 '더 웨일' 브렌덴 프레이저
"나의 수상이 희망의 불꽃이 되길 바란다. 이 상은 나의 어머니와 세상의 모든 어머니께 바친다. 그들은 영웅이다."

말레이시아 출신 홍콩배우 양자경(60)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유색 인종으로선 2002년 '몬스터 볼'의 할리 베리에 이어 두 번째다.
양자경은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의 고충과 세대 갈등을 SF 장르로 풀어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로 새 역사를 썼다.

양자경은 "저와 같은 모습으로 (TV를) 지켜보는 어린이들에게 이것이 희망의 불꽃이 되길 바란다. 가능성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전성기가 지났다는 말은 절대 믿지 말라"고 말해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극중 양자경의 남편 역할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베트남 난민 출신 키 호이 콴은 "긴 여정을 통해 이렇게 큰 무대까지 올라왔다"며 "이게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에에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제이미 리 커티스도 난생 처음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배우 토니 커티스와 자렛 리의 딸이기도 한 그는 "아버지, 어머니도 오스카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며 "엄마, 아빠, 나 오스카 탔다"며 기뻐했다.

'에에올'은 이날 4개의 연기상 중 3개를 가져갔을뿐 아니라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감독상·각본상·편집상까지 7관왕에 오르며 지난 몇 년간 오스카에 분 아시아 열풍을 이어갔고, 젊은 피의 활약도 예고했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자신들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감독상을 수상한 '30대' 다니엘 콴과 다니엘 샤이너트 감독은 "우리가 이 상을 받는 것은 정상은 아니다"라며 '파벨만스'의 스티븐 스필버그 등 쟁쟁한 감독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쥔 소감을 밝혔다.

다니엘 콴 감독은 "영화광 아버지와 연예인을 꿈꿨던 어머니가 재능을 물러줬다"며 "이상한 영화를 만들어도 제지하지 않았던 어머니께 특히 감사하다"며 "세상 모든 어머니께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에에올'이 창의적인 영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천재성 덕분"이라며 "천재성은 한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공동의 활동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남우주연상은 '더 웨일'의 브렌덴 프레이저에게 주어졌다.
오랜 공백을 깬 그는 "인정해줘서 감사하다"며 울먹였다.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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