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본격적인 클린스만호라고는 보기 힘들다. 왜냐하면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달 27일 축구 대표팀의 새 사령탑에 오른 만큼 아직 선수를 살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난 카타르월드컵 16강 멤버들이 대부분 선발된 것도 그 때문이다. 여기에 이기제(수원)와 월드컵 '예비 멤버'였던 오현규(셀틱)도 발탁됐다.
그런데 첫 출항부터 분위기가 상큼하다. 한국 대표팀의 중추를 이루는 선수들이 지난 주말 모두 골맛을 보며 살아났기 때문이다.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마요르카),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올림피아코스)가 그들이다.
24일 콜롬비아·28일 우루과이와 평가전
황희찬도 골맛을 봤다. 지난달 5일 리버풀전 도중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친 뒤 치료에 집중했던 황희찬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EPL 27라운드 원정 경기에 후반 24분 교체 출전했고, 그라운드를 밟은 지 1분 만에 골 맛을 봤다. 그가 리그에서 골을 넣은 건 지난해 2월 25일 아스널전 이후 381일 만이다.
스페인 프로축구 마요르카에서 뛰는 이강인은 같은 날 밤 레알 소시에다드와 2022-202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리그 3호 골을 작성했다. 이강인이 스페인 리그에서 골을 넣은 건 지난해 10월 발렌시아와 경기 이후 5개월 만이다.
이재성은 이미 독일 무대를 폭격 중이다. 독일 마인츠에서 뛰는 이재성은 2월 리그 4경기에서 3골 2도움을 몰아치며 최고의 한 달을 보낸 바 있다. 오현규(셀틱)는 스코틀랜드 리그 데뷔골,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두 달 만의 시즌 3호 골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센터백인 김민재(나폴리)는 변함없는 '철벽 수비'로 소속팀의 이탈리아 세리에A 선두 독주를 이끌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멤버 대부분 중용
이제 막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에겐 앞다퉈 기량을 자랑하는 해외파 선수들이 '든든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현재 지난 카타르 월드컵 최종명단과 비교하면 달라진 것은 단 2명이다. 윤종규(서울)와 홍철(대구) 대신 이기제와 오현규가 발탁됐다. 이기제는 전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시절에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서 A매치 2경기를 치른 바 있고, A매치 1경기를 소화한 오현규는 월드컵 최종 멤버에는 들지 못했으나 대표팀과 카타르에서 함께 훈련을 한 바 있다.
대표팀은 20일 파주 NFC(축구 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 소집한다. 24일에는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콜롬비아, 28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A매치 2연전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콜롬비아가 17위, 우루과이가 16위로 한국(25위)보다 높다.
차두리 기술고문 큰힘…클린스만 전술 주목
클린스만 감독을 비판하는 대표적인 목소리가 무전술이다. 과연 첫 경기에서 카타르월드컵 16강 멤버를 그대로 이어받은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전술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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