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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곡물 수출 2차 연장 합의...60일 한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4 10:04

수정 2023.03.14 10:04

러시아, 유엔 대표단과 우크라 곡물 수출 연장 협정
2차 합의 자체는 동의, 연장 기한은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
러시아의 농산물 및 비료 수출 정상화가 관건
지난해 8월 9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즈후리우카에서 밀이 수확되고 있다.로이터뉴스1
지난해 8월 9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즈후리우카에서 밀이 수확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와 유엔 대표단이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을 2차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러시아는 서방이 러시아의 농산물 및 비료 수출을 계속 방해하고 있다며 연장 기한을 1차 연장의 절반 수준인 60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엔과 러시아 대표단은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곡물 협정 2차 연장을 논의했다. 이날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 러시아 대표단은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과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이 이끄는 유엔 대표들과의 회담을 막 마쳤다"고 밝혔다.

베르시닌은 러시아가 3월 18일까지 지속되는 현재의 곡물 거래를 60일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헀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이스탄불 협정의 '패키지' 성격을 감안할 때 러시아 측은 3월 18일 협정이 만료된 후 거래 연장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60일 동안만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베르시닌은 "추가 곡물정책은 은행 결제, 운송 물류, 보험, 동결 해제를 포함해서 러시아 농산물 수출의 정상화에 대한 실제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쟁 전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이었던 우크라는 매년 4500t의 곡물을 수출했고 이 가운데 95%를 흑해 해운으로 처리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 침공 직후 흑해 연안의 우크라 항구를 봉쇄했다. 그 결과 약 2200만t의 곡물이 우크라에 묶였다. 우크라는 침공 전에 밀 외에도 옥수수, 보리, 해바라기유를 수출했으며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에 밀을 공급했다.

러시아는 식량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자 지난해 7월에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우크라의 곡물 수출을 120일 동안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는 대신 서방이 러시아의 농산물 및 비료 수출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러시아 역시 전쟁 전에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자 비료 수출국이었다.

러시아와 유엔 등은 지난해 11월 17일 협정 만료 이전에 120일짜리 1차 연장안에 합의했다. 러시아는 합의 연장 이후에도 서방이 각종 제재로 러시아의 수출을 막는다고 비난했고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가 약속과 달리 흑해 항구를 틀어막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대표단은 13일 협상에서 농산물 및 비료 수출 대금의 지급 절차나 물류, 수출보험 등이 제재로 인해 차질을 빚는 상황을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유엔 대표단은 러시아 측의 비료 수출 사업에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알려졌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연장기간을 60일로 짧게 잡았다며 수출 문제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때까지 관망할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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