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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포스코홀딩스가 오는 17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 정기세무조사도 비슷한 시기에 맞물렸다. 정치권이 올해 초 포스코 등 소유분산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문제도 언급한 바 있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거취를 두고 '관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 전임 회장들, 정권 교체되자 임기 도중 사퇴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포스코홀딩스 주총 하루 전날인 오는 16일부터 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8년 이후 5년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약 3달 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주총과 세무조사의 일정이 비슷한 시기에 겹친 것이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됐던 최 회장의 사퇴 압박용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공기업이었던 포스코는 2000년 민간기업으로 전환됐지만 정권 교체시기 때마다 역대 회장들이 모두 두 번째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전임 회장인 권오준 회장은 2018년 임기 만료를 2년 남기고 물러났는데, 당시 국세청 세무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정준양 전 회장도 2013년 9월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해 압박을 받는 가운데 11월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1년이나 남았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없는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까지 지적하고 나서 최 회장이 최고경영자로 있는 포스코를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포스코와 더불어 소유분산기업으로 꼽히는 KT의 경우 구현모 대표가 최근 연임 도전을 포기한 바 있다.
■ "정부 과도한 입김은 시장 건전성 위배"
다만 포스코홀딩스는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라며 확대 해석은 경계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마지막 세무조사 후 5년이 지났으니 때가 되어 받는 정기 조사"라며 "올해 2월 미리 세무조사 일정을 미리 통보 받은 바 있고 주총과 시기가 우연하게 겹쳤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 등 외부의 입김이 과도하면 오히려 시장 건전성을 해치는 것"이라며 "외압이 작용하면 기업이 추진해 온 일관된 방향이 흐트러지면서 경영 비효율성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를 결정하는 것은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몫이어야 한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도 "기업을 대상으로 정부가 세무조사, 공정위 조사 등을 실시하면 기업 입장에선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며 "민영화된 기업들을 상대로 정치권에서 입김을 넣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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