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주 52시간 근무제가 고용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고, 오히려 경영성과를 악화시킨다는 경제계의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4일 발간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주 52시간제가 고용의 증가에는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나누는 효과가 나타나 고용이 증가할 것이란 당초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취지에 배치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됐으나, 기업의 생산성 하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기업들이 대응 방식 변화, 자동화 및 최신설비에 대한 투자 증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근로자의 피로 완화, 근로시간 집중력 증대 등으로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저하에 대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은 기업의 경영성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총자산이익률은 약 0.82%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 52시간제는 자기자본이익률을 약 3.01%p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운영 여부가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총자산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에 미치는 각각의 영향에서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운영업체는 그렇지 않은 기업체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나, 유의적이진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경영성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하지만 유의적인 수치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향후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책적 개선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고용 증가율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기업의 성과만 감소시키고 있어 제도 개편을 통한 효율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 추진 중인 노동시장 개혁을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의 경우도 단위기간 및 정산기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동시장 개혁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연장근로시간 단위를 주 단위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분기, 반기, 연 등으로 확대할 때 총 연장근로시간을 월 단위 대비 감축하는 것은 근로시간 유연화의 취지를 감소시킬 수 있어 이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경연 유진성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확대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도 최대 1년으로 연장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해 제도의 효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의 도입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 제도의 도입 절차에 대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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