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른바 '창원 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이적단체 '자주통일 민중전위'(이하 자통) 관계자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15일 자통 총책 황모씨 등 4명을 국가보안법 위반(특수잠입·탈출, 회합·통신 등) 및 범죄단체 활동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16년께부터 북한의 대남적화통일 노선을 추종해 범죄집단 자통을 결성한 뒤 캄보디아 등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과 공작금을 수수하고, 지령에 따라 국내정세를 수집해 북한에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으로부터 약 5년간 수십회에 걸쳐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중투쟁 전개 등 '대남혁명전략'에 따른 지령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통 조직원들은 지령에 따라 반미·반보수 관련 집회에 참가해 제작한 카드 뉴스를 배포하고, 농민·학생 관련 각종 시민단체와 노조에 가입해 조직원을 포섭하는 활동을 하고, 이를 북한에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 결과 자통은 북한 지시에 따라 철저한 보안 체계로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합법적 시민단체를 외곽기구로 삼되, 내부에 비공개조직인 자통을 두고 총책인 A씨를 정점으로 '단선연계 복선포치'를 기본형태로 운영했다. 단선연계 복 선포치는 하부 조직원은 각자 총책에게만 보고하고 서로 연락하지 않는다는 간첩 조직 원리다. 북한과 통신 시에는 기밀 정보를 이미지 파일 등에 암호화해 숨기는 기법인 스테가노그라피 프로그램을 이용해 외국계 클라우드에 공유하는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북한 공작원 접선 시 미리 약속된 상호 인식 방법을 사용하고, 발각될 경우 보고자료가 저장된 이동식 저장매체(USB)를 부숴 삼키자고 논의하는 등 보안을 철저하게 강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실제 이들은 주거지를 압수수색 당하자 암호화된 USB가 든 지갑을 창밖으로 던져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이들의 범행은 국가정보원이 2016년부터 6년간 내사한 끝에 적발됐다.
국정원과 경찰은 지난해 11월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올해 1월엔 이들을 체포해 수사한 뒤 지난달 17일 검찰에 송치했다. 공소 유지는 수사에 참여한 검사들이 직접 담당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배후에 가려져 있는 추가 공범 수사를 계속 진행해 자통민중전위의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고, 피고인들의 진술거부로 인해 완전히 규명되지아니한 '지령 이행' 부분 등도 계속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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