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농민이 구매하는 비닐하우스 필름 가격 등을 담합한 11개 제조사가 시정명령과 함께 9억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비닐하우스 필름은 채소·과일·화훼류 재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이들의 담합으로 농산물 생산비용이 상승했다. 이는 결국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비닐하우스 필름 가격 및 거래처를 담합한 11개 제조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9억68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11개 제조사는 일신하이폴리, 삼동산업, 태광뉴텍, 광주원예농업협동조합, 흥일산업, 상진, 자강, 동아필름, 별표비니루, 진주원예농업협동조합, 경농산업 등이다.
비닐하우스 필름 시장은 만성적인 공급 과잉 시장으로,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하다. 농민이 구매하는 비닐하우스 필름의 거래는 크게 단위농협을 통해 이루어지는 거래(계통거래 및 자체거래)와 대리점, 농자재상사, 인터넷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거래(민수거래)로 구분된다.
농협경제지주는 2016년경부터 지속적으로 비닐하우스 필름의 계통가격 인하를 추진했으며, 지난 2018년 계통가격을 전년 대비 5% 인하하고자 했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최저임금 상승 및 유가 인상 등을 이유로 계통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11개 제조사들은 농협경제지주와 계통가격 협상 과정에서 별도 모임을 갖고, 2018년 3월 21일 4월 4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계통가격을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인하 폭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 그 결과, 자신들의 최종 합의안인 전년 대비 품목별 평균 5% 인하하는 것으로 계통가격 관련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11개 제조사들은 또한 2018년 총 30여 차례에 걸쳐 영업 과정에서 계통가격을 준수하여 할인 등을 최소화 할 것과 전년도 거래처를 존중하여 영업을 할 것을 합의했다.
광주·전남 지역과 경남 지역에서는 영업 관련 협의를 위해 사업자들이 빈번하게 모임을 가졌다. 이후에도, 영업책임자 모임 등을 통해서 계통가격을 준수하여 영업하자는 기존 합의를 되풀이 했다.
공정위는 이들 11개사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시정명령(행위금지명령 및 교육 실시 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9억68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농산물의 생산비용 상승을 초래하는 담합을 시정했다"며 "농업 및 먹거리와 관련해 시장 경쟁을 왜곡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