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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 개성?'..스포츠, 트레쉬 토킹 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6 15:19

수정 2023.03.16 15:19

'입식 최강자' 명현만 선수와의 입식 대결에서 승리한 뒤 '한국 UFC 레전드' 김동현 선수를 '콜아웃' 하는 황인수 선수/사진=로드 FC
'입식 최강자' 명현만 선수와의 입식 대결에서 승리한 뒤 '한국 UFC 레전드' 김동현 선수를 '콜아웃' 하는 황인수 선수/사진=로드 FC

[파이낸셜뉴스] "내가 파이트 머니를 안 받더라도 2~3억원 맞춰드릴 수 있는 조건으로 만들어 보겠다. (김)동현 형이랑 멋지게 시합해 보고 싶다"(UFC 출신 김동현 선수를 언급한 로드 FC 미들급 챔피언 황인수 선수)

최근 들어 상대방 선수를 '콜아웃' 하거나 '트레쉬 토킹'에 나서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상대를 존중하는 스포츠 정신과 별도로 경기의 재미 요소라고 인식하는 관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16일 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MZ세대 선수들은 소신 발언이나 '트레쉬 토킹'을 선수 개성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내 격투기 단체들의 대회 때마다 '콜아웃'이나 '트레쉬 토킹'이 어김 없이 나오는 추세다.


최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블랙컴뱃 5 : 칼의 노래' 대회에서 페더급 랭킹 1위 김민우 선수는 관중석에 있는 페더급 챔피언 유수영 선수에게 "최강자를 가리자"며 도발했고, 두 선수의 격한 감정싸움까지 일어났다.

대회 관객들이 크게 열광했고, 블랙컴뱃 측은 두 선수 간 타이틀 경기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기 전부터 서로 '트레쉬 토킹' 했던 명현만·황인수 선수의 '로드 FC 063' 대회에서는 관람 좌석 7000석 티켓 전부가 매진 됐다. 트레쉬 토킹 등으로 흥미를 끌었기 때문에 '대 흥행' 할 수 있었다고 로드 FC 측은 보고 있다.

관중 연령층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지만 MZ세대인 20~30대가 70%로 관중 대다수를 차지했다. 입장료 8만원인 일반석은 물론, 경기장 케이지 주변 100만~300만원 VIP~VVIP석도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황 선수는 흥행의 기세를 몰아 '한국 UFC 레전드'인 김동현 선수를 '콜아웃' 했다. 황 선수가 과거 스승으로 알려진 김 선수를 '콜아웃' 해 예의 없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신성과 레전드 간의 빅매치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합만 성사 되면 구름 관객이 모여 '대 흥행' 할 것이라는 게 업계 측의 반응이다. 격투기 업계 관계자는 "두 선수 모두 실력을 갖춘 데다 사제지간의 싸움이라 경기 전부터 반응이 뜨겁다"며 "트레쉬 토킹은 경기의 흥행 요소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선수들의 소신 발언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3연속 1라운드 탈락한 야구 국가 대표팀 주장 김현수 선수는 대표팀을 향해 쓴소리했던 일부 야구인들을 향해 작심 발언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과거 패배하면 고개 숙였던 선수들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팬들이 '트레쉬 토킹'이나 소신 발언에 점차 열광하는 만큼 선수들의 경기 인식도 계속 변화할 전망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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