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를 비롯한 29개 장애인복지관련단체가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임명을 두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 장애인복지관련단체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에 비장애인 진보단체인사 임명하려는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도 전 정부의 임명 구태가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번 인사는 반드시 재검토돼야 하며, 이후 또 다시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문제가 있는 장애인정책국장의 경질을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다.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를 비롯한 29개 장애인복지 관련 단체는 이번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임명을 반대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그동안 정부는 중요 장애인 정책을 추진하는 부처에 장애인을 임명하는 개방형 직위를 운영해 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04년부터 장애인권익지원과장, 문화체육관광부는 2007년 장애인체육과장직을 장애인당사자 전문가를 임명해 왔다. 이를 통해 장애인 당사자만이 가질 수 있는 높은 장애 감수성과 이해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삶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 및 활동을 하도록 보장해 온 것이다. 그동안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직은 장애인 당사자 채용 원칙과 전통을 지켜왔다.
이번 장애인권익지원과장에 임명된 자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와 다른 불법시위와 집회를 일삼아 왔던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한 진보장애인운동단체에서 활동해왔던 인사였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앞으로 이러한 사람이 채용된다면 현 정부와 동반관계를 형성해 정책의 일관성을 추진하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인물이며 그 자체가 걸림돌이다.
그리고 이번에 임명된 자는 비장애인으로써 그동안 27년간 유지해온 장애인 당사자 채용 원칙과 인선기준을 완전히 뭉개버린 것은 전국 500만 장애인에 대한 인격 살인처사다. 더구나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업무는 장애인차별금지, 장애인권리협약을 비롯해 장애인 편의증진과 이동편의 등 업무 전반에서 고도의 장애감수성이 요구된다. 내정자가 비록 장애인을 위한 기관, 시설에서 업무를 익혀왔다지만 그의 이력과 업무는 발달장애분야에 한정돼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포괄적 장애인정책을 이해하고 수행할 전문성을 갖췄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장애인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장애감수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해야 함에도 전임자 조기 사퇴에 따른 후보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동안 장애인 당사자 채용 원칙과 전통 원칙을 무시한 것은 장애인정책업무를 총괄하는 장애인정책국장의 무능과 독단의 극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또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이념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도 편향되지 않은 사고를 지닌 합리적이고 원칙을 가진 인사로 선임되어야 한다. 그래서 더더욱 이번에 비장애인을 임명한 것에는 그동안 정부의 장애인정책에 대한 심각하게 사회문제를 야기한 불법적인 투쟁을 잠재우기 위한 모종의 외부 배후세력과의 뒷거래에 의한 야합의 결과물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이러한 사태를 이용하여 장애인과 현 정부를 이간질하려는 고도의 속셈이 있지 않느냐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직무는 우리나라 모든 장애인 당사자를 대표하는 단체와 소통하며 정책 방향성을 이끌어야 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새로운 정부 정책에 부응해야 할 자리에 장애인 당사자 채용 원칙을 깨고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앉히고자 했다. 따라서, 임명된 당사자 본인이 직접 사퇴를 하든 보건복지부에서 조치를 취하든 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리하여 더 이상 장애인을 거리로 나오게 하여 장애인을 힘들게 하고 건전한 의식을 가진 장애인마저 시민들로 하여금 비난받지 않게 보호해야 할 책무가 정부, 특히 보건복지부에 있다 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인재등용과 인사관리 체계를 재정비하여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정책이 올바르게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인사는 반드시 재검토돼야 하며, 이후 또 다시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문제가 있는 장애인정책국장의 경질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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