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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방탄 완결판 '당헌 80조 삭제' 놓고..내부서도 "내로남불" 뭇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7 07:50

수정 2023.03.17 09:4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치혁신위원회가 '기소 시 직무정지' 내용을 담고 있는 당헌 80조에 대해 삭제 의견을 제시했다가 당내에서 뭇매를 맞았다.

당헌 80조를 삭제할 경우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방탄 정당임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혁신위의 제안에 '비이재명계(비명계)'는 물론 친명계와 청년 정치인들도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혁신위 내에서 당헌 80조 삭제 관련 의견이 제기됐다고 한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뇌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한다는 내용을 품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방탄 논란이 일기도 했던 규정이다.

혁신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은 당헌 80조 삭제 의견과 관련해 "혁신위의 다양한 제안은 수백 건에 이른다"라며 "제안이라고 꼭 논의하거나 모두 결정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즉 해당 안이 검토되고 있지 않은 사항이라고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제기된 것 자체에 부정하지 않는 것에 이 대표의 기소 이후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겠나"라며 "솔직히 당 내부에도 신뢰 관계가 많이 훼손된 상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 내 대표 비명계 인사다.

다른 비명계 인사들 역시 "개정 자체가 명분 있는 일도 아닌 퇴행", "특정인을 위한 당헌 당규 개정", "당헌 80조 삭제를 공론화하면 이 대표에게 좋을 일 없다"라는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도 "당헌 80조 삭제야말로 방탄정당으로 가는 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당내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친명계 의원들도 당헌 80조 삭제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당내에 불필요한 논란만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혁신위는 "논의조차 한 적 없다"라며 "소수의 의견도 아니다. 혁신위원들 자체에선 얘기 나온 게 없다"라고 수습에 나섰다.


한 혁신위 관계자는 "과거 국민혁신위에서 당원들에게 여러 의견을 수렴했는데 200여개의 내용 중 하나일 뿐"이라며 해당 안이 중요 안건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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