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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들, 러시아에 소총 보낸 정황 포착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7 11:09

수정 2023.03.17 11:09

中 국영 방산업체, 지난해 러시아에 소총 수출
민수용 소총이라고 표시, 군사용으로 쓸 수 있는 물자도 보내
지난달 15일 촬영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로이터뉴스1
지난달 15일 촬영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러시아에 소총 및 군사용으로 쓸 수 있는 장비를 수출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앞서 중국 정부는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6일(현지시간) 자체 입수한 무역·세관 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에 의하면 중국 최대 국영 방산업체 중 하나인 중국북방공업집단(중국병기)은 지난해 6월 러시아 정부 및 군과 거래하는 러시아 기업 테흐크림에 소총을 보냈다. 해당 소총은 미국 M16을 모방한 CQ-A 소총으로 세관 자료에는 '민간 사냥용 소총'으로 표시됐다. 폴리티코는 중국 경찰과 필리핀, 남수단, 파라과이 등의 군이 CQ-A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이외에도 지난해 후반에 중국산 무인기(드론) 부품을 담은 화물 12개와 12t이 넘는 중국산 방탄복이 튀르키예를 통해 러시아 기업으로 전달됐다고 밝혔다. 중국 드론 기업 DJI는 지난해 11~12월에 배터리와 카메라 등 드론 부품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경유해 러시아 유통업체에 보냈다.

폴리티코는 중국이 러시아에 전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 제품을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러시아에 소총과 방탄복을 보낸 사실이 확인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주미중국대사관은 이번 보도에 대해 "중국은 이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며 어느 쪽에도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크라 전쟁에서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공급한다면 미국은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그러나 지금까지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고 실제 이행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EU)은 미국으로부터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증거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숄츠는 "우리 모두 무기 제공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정부도 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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