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다음 먹거리는 '친환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1 17:31

수정 2023.03.21 17:31

디엠에스, 영광 이어 김천에 풍력발전소 건설
주성엔지니어링, 태양광 장비 유럽 업체에 납품
유니테스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추진
"반도체 주춤한 대신 친환경에너지 성장은 지속"
디엠에스가 운영 중인 호남풍력발전소 전경. 디엠에스 제공.
디엠에스가 운영 중인 호남풍력발전소 전경. 디엠에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에 주력하는 업체들이 최근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 강화에 나섰다. 올해 반도체 경기는 침체한 반면,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트렌드에 따라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디엠에스가 최근 경북 김천 능치리 지역에 풍력발전소를 착공했다. 김천풍력발전소는 약 1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25㎿(메가와트) 용량으로 오는 2024년 상반기 중 완공을 목표로 한다.

김천풍력발전소는 디엠에스가 건설하는 두 번째 풍력발전소다.
디엠에스는 앞서 전남 영광 하사리에 20㎿ 용량 풍력발전소인 '호남풍력발전'을 건설했다. 디엠에스와 한국동서발전이 각각 30%, 29% 지분을 보유한 호남풍력발전은 디엠에스가 시공을 맡아 2014년 완공한 뒤 전력을 생산 중이다.

디엠에스는 풍력발전소 건설·운영 외에 한국전력과 함께 개발한 200㎾(킬로와트) 용량 풍력발전기 상용화도 추진 중이다.

디엠에스 관계자는 "정부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풍력을 비롯한 친환경에너지 프로젝트 확대가 예상된다"며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이 디스플레이 장비와 함께 양대 축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유럽에 태양광 장비를 수출했다. 이는 지난 2021년 9월 유럽에 본사를 둔 태양전지(솔라셀) 업체와 471억원 규모로 태양광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에 이어 지난 2004년 태양광 장비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이 회사가 현재까지 태양광 장비 관련 연구·개발(R&D)에 투입한 금액은 3000억원 이상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발전전환효율(빛을 받아 전기로 바꾸는 효율) 35% 이상 '탠덤' 태양전지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 태양광 장비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에 이어 올해 태양광 장비 사업에서도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테스트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유기물·무기물을 결합해 만드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비교해 생산 비용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 또한 유연하고 가벼우며 반투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니테스트는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관련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뒤 관련 제품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유니테스트는 최근 경기 평택에 1만4939㎡ 규모로 지은 신공장 안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파일럿라인(시험생산)을 구축했다. 추가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양산을 위해 새만금 산단 1공구에 6만6000㎡ 부지를 확보했다.

유니테스트 관계자는 "한국전력과 함께 건물 유리창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로 대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며, 건물 외에 도로 등 다양한 분야에 관련 제품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최근 ESG 트렌드 확산과 함께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2020년 766억달러(약 94조원) 수준이었던 전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가 2025년 1131억달러(약 139조)에 이어 오는 2030년 2514억달러(약309조)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며 "하지만 친환경에너지는 ESG 트렌드와 함께 당분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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