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대통령 수사내용 담은 회고록 논란 격화
野 “안하무인 검사왕국” 與 “피해자 코스프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자신의 회고록인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를 출간한 가운데, 회고록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안하무인 검사왕국에 분개한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재명 “고인의 명예 또 한 번 짓밟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책 출판이 알려진 다음 날인 17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검찰출신이 정부 요직을 차지하고 ‘검사아빠’가 계급이 되어버린 ‘검사왕국’이 되자 부정한 정치검사가 낯부끄러운 줄 모르고 고개를 내민다”며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회고록을 내더니 고인의 명예를 또 한 번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는 허망하게 노무현 대통령님을 보내야 했던 논두렁 시계 공작사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검찰은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유출하며 전직 대통령을 범죄자로 낙인찍었다”며 “공작수사를 벌이고 정치보복 여론재판과 망신주기에 몰두한 책임자가 바로 이인규이다. 어디 감히 함부로 고인을 입에 올린단 말이냐. 검찰은 안하무인 막 나가도 되는 프리패스라도 된다고 생각하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저들의 오만에 단호히 분개한다. 제 아무리 '유검무죄 무검유죄', '만사검통'의 시대가 되었다지만 궤변이 진실로 둔갑할 순 없다”며 “인륜과 도리를 저버린 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역사의 심판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힘 “노무현 前 대통령까지 방탄에 활용해야 하나”
이에 국민의힘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당시 검찰 수사 상황을 자신의 사법리스크 상황에 빗대는 글을 통해 검찰 수사에 핍박 받는 듯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19일 논평을 내고 “아무리 사정이 급해도 지역 토착비리 방탄에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일”이라며 “지난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페이크 영상을 만들었다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서조차 비난 세례를 받았던 장본인이 이재명 대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이 대표가) ‘공작수사를 벌이고 정치보복 여론재판과 망신 주기에 몰두한 책임자가 바로 이인규’라고 했던가”라며 “불체포특권 뒤에 숨어 여론을 호도하며 온 나라를 개인 비리 뉴스로 흔들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할 말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전 부장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당시 ‘논두렁 시계’ 논란에 대해 세세하게 언급하면서 이를 ‘다툼없는 사실’로 규정하고,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상당 부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현재(20일)까지 이 전 부장의 책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