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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에 가득 찬 파파라치 조심"...'불법 역주행' 신고자 조롱한 건물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1 05:00

수정 2023.03.21 05:00

대구 동성로 한 패스트푸드점 앞에 설치돼 논란이 된 현수막.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구 동성로 한 패스트푸드점 앞에 설치돼 논란이 된 현수막.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파이낸셜뉴스] 대구 동성로의 한 패스트푸드점 앞에 역주행이나 불법주정차 운전자를 신고한 이를 ‘파파라치’라고 조롱하는 현수막이 걸려 논란이다.

20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대구 동성로 인근 도로에 설치된 현수막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현수막에는 붉은색 바탕에 큰 글씨로 “잠시 주차·정차, 진입 절대 금지”라는 문구가 적혔다.

자신을 ‘건물 입주자’라고 밝힌 이는 현수막에서 “나라를 구하는 불타는 열정과 정의에 가득찬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 아이가 패스트푸드점에서 손님을 가장해 여러 달째 노트북과 휴대전화 2대의 무기를 가지고 파파라치가 되어 국민신문고, 중부경찰서, 중구청에 신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7만8000원의 뚜껑 열리는 과태료 범칙금을 내지 않으시려면 엄청난 주의가 필요하다”고 비꼬았다.


표면적으로는 불법행위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이지만, 다소 과장된 어투로 신고자에 대한 주의를 드러내는 것으로도 여겨진다.

대구 동성로 한 패스트푸드점 앞 현수막에서 거론된 당사자라고 밝힌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불법 행위 신고내역.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구 동성로 한 패스트푸드점 앞 현수막에서 거론된 당사자라고 밝힌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불법 행위 신고내역.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자신이 현수막에서 거론된 신고자라고 밝힌 이가 나타났다.

신고자 A씨는 그동한 신고한 내역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1월30일쯤부터 시작해 이달 10일까지 신고를 했다”며 “신고한 건수는 총 535건으로, 하루에 10건 이상 신고한 셈이다”고 밝혔다.

A씨는 “일방통행 도로인데 죄다 역주행하길래 신고했다”며 “99%가 불법 역주행이다. 불법주정차는 몇 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단속하는 사람이 없으니 몇 시간을 불법 주차해놔도 아무도 뭐라고 안한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앞으로는 신고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불법 주정차 신고하다가 맞기도 했다”며 “경찰들 반응은 ‘굳이 신고해서 맞냐’는 반응이었고, 합의하러 간 병원에서도 나이 많은 사람 신고한 제 잘못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불법 저지른 사람은 당당하고 뻔뻔한데 그걸 신고한 제가 나쁜 놈이 되어 있었다”며 “아무도 내 편은 없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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