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8.9%, 여성 6.0%는 미성년 때 첫 성경험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성인 남녀 절반 이상이 20세에서 24세 사이에 처음으로 성관계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질병관리청의 의뢰로 수행한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의 국가 예방접종 확대를 위한 비용-효과 분석’ 정책 연구보고서(책임연구원 유수연 부연구위원)에서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원은 자궁경부암 등을 일으키는 HPV(human papilloma virus)의 일부를 예방하는 백신을 현행 여자 청소년뿐 아니라 남자 청소년에게까지 무료로 확대 접종하는 방안이 경제성이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지난해 1월6일부터 3월18일까지 전국 성인(만19~59세) 3193명(남성 1573명, 여성 16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응답자들의 첫 성경험 시기는 남성과 여성 모두 ‘20∼24세’가 가장 많았다. 응답한 남성 중 65.9%, 여성 중 57.4%가 해당 시기에 성관계를 처음 했다고 답한 것이다. 그다음으로 ‘25∼29세’ (남성 19.8%, 여성 26.4%), ‘30∼34세’ (남성 4.1%, 여성 7.5%) 순이었다.
또 남성의 8.9%, 여성의 6.0%는 미성년 시기인 19세 이전에 처음으로 성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첫 성경험 시기를 19세 이하로 응답한 238명(남성 140명, 여성 98명) 중에서 고등학교 시기의 성관계 파트너 유무(복수 응답)에 대해 ‘고3’때가 남성 57.1%, 여성 54.1%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고2’ (남성 47.1%, 여성 49.0%), ‘고1’ (남성 36.4%, 여성 32.7%) 순으로 나타났다.
성관계 파트너 수의 경우 남성과 여성 모두 '1명'인 경우가 각각 75.6%, 89.5%로 가장 많았다. 이어 '2명' (남성 11.4%, 여성 5.4%), '3명' (남성 5.7%, 여성 3.1%) 등이었다. 남성 35명(2.2%)과 여성 7명(0.4%)은 지난 1년 동안 만난 성관계 파트너 수가 7명 이상이라고 답했다.
HPV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서는 ‘접종한 적 없다’가 남성 92.2%, 여성 69.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접종 완료’(남성 5.0%, 여성 26.1%), ‘미완료’(남성 2.9% 여성 4.6%) 순이었다.
한편 정부는 2016년 6월부터 만 12세 여자 청소년에게 HPV 2가 및 4가 백신 접종을 무료로 지원한 데 이어, 2022년부터는 12세뿐만 아니라 13∼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여성은 HPV 백신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남성의 경우 HPV 감염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남자 어린이·청소년에게도 무료 접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연구팀이 만 12세 이상 여성 청소년 위주의 HPV 백신 접종 지원 대상에 만 12세 이상 남성 청소년을 추가하고, 접종 백신도 기존의 2가 및 4가 백신에서 9가 백신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세 가지 사례로 나눠 경제적 효과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모든 경우에서 비용 대비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HPV 백신의 국가 예방접종(NIP) 사업을 남성 청소년으로 확대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윤석열 정부의 공약 이행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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