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美 재무, 구제금융 논란에도 예금 보장 옹호
"위기 번질 상황이라면 비슷한 조치 또 할 수 있어"
"위기 번질 상황이라면 비슷한 조치 또 할 수 있어"
[파이낸셜뉴스] 이달 은행 위기 수습 과정에서 예금 전액 보장으로 ‘구제금융’ 논란에 휩싸였던 미국 재무부가 비슷한 위기 상황에서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은행연합회(ABA) 콘퍼런스에서 최근 바이든 정부의 은행 위기 대응을 언급했다. 그는 “정부 개입은 미국의 은행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작은 기관들이 대량예금인출(뱅크런) 사태를 겪고 해당 추세가 전염될 위험이 있다면 비슷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예금보험으로 보장하는 한도는 25만달러(약 3억2695만원)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한도까지만 보장했다. 그러나 내년에 대선을 앞둔 바이든 정부는 지난 10~12일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 절차를 진행하면서 모든 예금을 전액 보장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금융시스템에 위험이 발생할 때 예금 전액을 보호할 수 있다는 연방 은행법을 인용해 전액 보장을 강행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세금으로 위기에 처한 기업을 돕는 구제금융이라고 비난했다. 동시에 미 중형은행연합회(MBCA)는 18일 금융 당국에 서한을 보내 소규모 은행의 예금 유출과 은행 안정을 위해 당국이 2년간 임시로 예금 전액 보증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옐런은 21일 연설에서 “지금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규정하기 위해 감독과 규제 부문에서 필요한 조정을 평가해야 할 시기”라며 “지금 당장 어떤 규정이 조정될 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국은 은행 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예금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옐런은 “현재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며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자금 공급과 할인 창구 등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기능이 의도대로 동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은행의 예금 유출 총액이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SVB와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뱅크런 위기에 몰린 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21일 29.47% 폭등했다. 해당 은행은 대형은행 11곳이 약 39조원의 돈을 예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예금 인출이 줄지 않았고 20일 하루에 주가가 47% 폭락하기도 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20일 JP모건이 추가 지원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동시에 21일 옐런의 예금 보장 발언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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