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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본' PD "검거 과정 포착, 낯선 시도…형사들 정말 극한직업" [N인터뷰]②

뉴스1

입력 2023.03.22 12:11

수정 2023.03.22 12:11

배정훈 PD/웨이브 제공
배정훈 PD/웨이브 제공


배정훈 PD/웨이브 제공
배정훈 PD/웨이브 제공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OTT 웨이브 '국가수사본부'가 경찰들의 생생한 검거 현장을 담아낸 리얼 수사 다큐멘터리로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사건 발생부터 검거까지,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100% 리얼 수사 다큐멘터리로, 대한민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치열한 24시간과 '끝을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 공개 직후부터 화제를 모았다.

'국가수사본부'는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당신이 혹하는 사이' 등 SBS의 대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연출한 배정훈 PD의 신작이자 첫 OTT 콘텐츠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다. 배정훈 PD는 22일 뉴스1과 만나 "잘 봤다는 긍정적인 말씀이 많으셔서 '애초에 기획했던 의도, 이런 것이 잘 전달됐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고 있는 소감에 대해 털어놨다.

무엇보다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일 웨이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지 1시간 만에 웨이브 전체 타이틀 중 실시간 인기 콘텐츠 3위에 오른 것은 물론, 시사교양 부문 신규 유료가입견인 콘텐츠, 시청시간 1위도 차지하며 많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에 배정훈 PD는 시사교양 콘텐츠 또한 OTT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앞으로 (도전하는) 형식은 어떤 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제 막 첫 단추를 뀄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서 이후의 이야기가 훨씬 기대되고 흥미로움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총 7개 팀이 서울, 부산, 광주, 강릉, 원주, 순천, 여수 등의 지역에서 촬영된 화면에는 수사와 추적은 물론, 검거까지 집요하게 함께 쫓은 결과와 경찰들의 숨은 노고가 담겨 눈길을 끌었다. 배정훈 PD는 "과거에 '그알'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현장에서, 일선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경찰관을 가까이에서 봤었음에도 그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적이 없었다"며 "거기에 대한 반작용이 담긴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첫 OTT 콘텐츠 도전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배정훈 PD, 그를 만나 더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형사들을 인터뷰 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인터뷰를 여러번 했다. 다시 한 적도 있다. 저희 콘텐츠 특성이 내레이션이 없다. 그런데 스토리는 있다. 이런 형식은 저도 처음 해봤는데, 형사들의 인터뷰로 음성으로 내러티브를 만들어야 하는 형식이다. 그래서 인터뷰가 상당히 중요한데, 제작진 입장에선 내러티브 위해서는 이런 판단이 많이 있어서 인터뷰로 많이 괴롭혔다. 당직 서시고 주무시러 가야 하는데 붙잡고 '조금 만 더 하고 가시죠' 하면서 더 고생시켜드렸던 기억이 난다.

-음악도 인상적이었다.

▶제가 '궁금한 이야기 Y'를 제작할 때 랩을 제작하고 싶었는데 당시 팔로알토씨가 너무 저렴하게 해줬었다. 그래서 마음의 빚이 있었다. 빨리 방송을 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그렇게 했었는데 마음의 빚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강력 사건에는 합합 장르가 잘 어울리더라. 힙합 뮤지션들의 누군가를 소개해줬으면 좋겠다 했는데 마음 속으로는 팔로알토와 빈지노 두분을 떠올렸다. 두분의 음악을 출장 다니면서 열심히 듣다가 만났는데, 팔로알토씨의 음악이 조금 더 우리 장르와 어울릴 것 같았다. 빈지노씨는 마침 앨범 준비로 스케줄이 어렵다 했다. 팔로알토씨도 반가워하셨다. 저와 뜻밖에 동갑이더라.(웃음)

-영화 같은 영상미도 돋보였다.

▶좋은 카메라를 썼다. 영화 찍는 카메라다. 저희 회사에도 없는 카메라였는데, 사장님께서 잘 만들어보라고 두 대를 사주셨다. 몇 대를 렌탈하고 두 대는 사서 촬영했다. 그래서 보실 때 질감이 다른 게 느껴지실 거다. TV로 보면 더 잘 느껴지실 텐데 4K로 제작했다. 이렇게 공들인 이유는 '그알' 같은 프로그램처럼 '왜 우린 항상 그런 날것의 그림만 촬영해야 할까'라는 그런 질문을 항상 갖고 있었다. 그래서 시간적, 비용적 여건 갖춰진 상황에서 한번 해보자 했다. 이게 쓰임이 다르다. 그런 카메라가 빛을 발할 때가 있고, 촬영 카메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제작진이 공을 들였다는 느낌이 시네마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에 기존과는 다른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다.

-가장 애정 가는,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13회인데 그 회차는 방송을 못 할 뻔했다. 원래는 10편을 제작을 하기로 했는데 세편을 더 제작한 거다. 빠질 뻔한 회차였는데 부산 형사분들이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 수사 업무 때문에 정말 고생하셔서 그 회차의 제목은 정직하게 썼다. 정말 극한직업을 봤다. 그런 느낌의 팀이라 외려 웨이브 측에 요청을 제가 거꾸로 했다. 더 만들면 안 되냐고 했다.

-마약 범죄도 다뤘다.

▶'그알' 제작할 때부터 마약이 생활 곳곳에 있었다. 그때 그런 취재를 하면서 놀라웠다. 그게 한 4~5년 전이었는데 정말 무서운 얘기다. 남의 얘기가 더이상 아닌 거다. '마약청정국'이라는 말에 가려서 못 봤던 것이지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구나 했다. 여러 위험성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마약을 처음 하는 사람이 '나도 해봐야지' 해서 하는 경우가 아니라 제3자에 의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그래서 공익적으로도 알려야겠다 생각했다. 보이스피싱이라던지, 마약 사건, 생활 밀착형 범죄 등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으면 좋겠다 했다. (경찰 측의) 공식적인 요청은 아니지만 제작 회의를 하면서도 마약은 반드시 다뤄야 할 소재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검거 현장이 자세히 나온 만큼, 모방 범죄도 우려된다는 시선도 있다.

▶저 역시도 검거 장면의 상세함, 이런 게 낯설다. 저도 사실 처음 해봤고 처음 만들어봤다.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디까지 용인 가능한지 명확하게 기준을 갖고 있지 않지만 위법한 건 없다. 물론 위법하지 않다고 연출적인 요소를 반영해도 되는 것인가 하지만, 이번에 저희가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과거에 '그알'이나 탐사 보도 프로그램을 하면서 같이 못했던 촬영 현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어디까지 허용할지 말지는 웨이브 측, 법무팀과도 논의가 많이 있었다. 많이 덜어냈고, 스스로의 기준점을 통해서 했었다. 역설적으로 1, 2화 방송을 보시면 실제 사건 현장의 사진은 여러 차례 활용했는데 화면 처리 방식을 보면 '그알' 같은 프로그램 이상의 화면 처리를 했다. 사진 한장만 놓고 보면 무슨 그림인지 알 수가 없다. 너무나 적나라하게 상세히 보여주는 것 아니냐 우려도 있지만, 기존의 지상파 보다 더 왜곡해서 알아 볼 수 없는 사진을 넣었다. 그만큼 제작지의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플랫폼이라고 해서 '그냥 써도 될 것인가'의 논의가 없었던 게 아니다. 앞으로도 이런 장르를 제작하는 사람과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논의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제작진만의 확고한 원칙이 있었나.

▶피해자들의 인권 문제는 물론, 피의자들도 존중 받아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콘텐츠가 지상파 3사와 다른 건 저희 시선이 없다.
대개 제작진의 어떤 메시지와 시선이 존재하지만, 이 콘텐츠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관찰자의 입장이다. 묵묵히 관찰하고 기록한, 관찰자의 입장이었다.
수사에 어떤 목소리를 내지 말고, 관찰하자는 게 제작진의 원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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