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균형이냐 세력전이냐..美中 승자에 주목
과거 패권 경쟁과 달라..경제적 상호 의존도 높고 中 영향력 커
기존 체제에서 주도권 경쟁과 경쟁국 견제 두드러져
과거 패권 경쟁과 달라..경제적 상호 의존도 높고 中 영향력 커
기존 체제에서 주도권 경쟁과 경쟁국 견제 두드러져
[파이낸셜뉴스]러시아 출신 미국 정치학자 케네스 오르간스키는 1958년 세력전이이론을 발표하면서 '몇십 년 후 미국에 도전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이라고 했다. 당시엔 아무도 중국이 미국과 경쟁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미국과 소련이 맞붙은 냉전 시대였고, 중국은 개발도상국이었다. 1990년대 급성장한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게 되면서 이 이론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력균형vs.세력전이
세력전이이론은 세력균형이론과 함께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대표 이론으로 꼽힌다. 두 이론 모두 국가 간 평화와 전쟁에 대해 분석한다. 기본적으로 국가라는 행위자를 가정하며 안정을 추구한다고 전제한다.
안정을 유지하는 기제는 완전 반대다. 세력균형이론은 모든 국가의 세력이 균형을 이룰 때를 가장 안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세력전이이론은 명백한 패권국가가 존재할 때 안정적이라고 본다.
세력균형이론은 힘이 불균형할 때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세력전이이론은 기존 패권국 중심의 질서에 불만을 가진 국가의 국력이 급성장해 도전 세력으로 등장할 때 불안정이 가중된다고 판단한다. 여기에 기존 패권 국가의 힘이 약해지며 급부상하는 국가와 만나는 세력전이 현상이 일어날 때 전쟁 가능성도 커지고 무력 충돌이 일어날 확률도 높아진다고 본다.
■미국vs.중국 패권경쟁
과거와 현재의 미·중 패권 전쟁 양상에 대한 경제 안보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미국의 손쉬운 승리를 점치는 의견이 더 많지만, 중국의 위세를 여전히 강조하는 쪽도 있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어떤 이론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두 국가 모두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다만 현재 글로벌 지정학, 지경학 위험의 원천인 미·중 패권 경쟁은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우선 양국 간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게 큰 이유다. 반도체나 통신장비 등 첨단 제품의 양국간 무역은 2018년 이후 줄었지만, 다른 물품은 빠르게 늘고 있다.
또 중국의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력은 구소련과 달리 막대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 기여도 전망치는 25%다.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도 미국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세계 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4%에서 작년 24%까지 내려왔다. 반면 2001년 2%였던 중국은 18%까지 올라왔다. 이런 추세로 가면 2030년 전후 중국 GDP가 미국 GDP를 넘어선다.
■국제질서 재편 방향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에 따르면 현재 주요국들은 기존의 표준과 규범, 국제체제를 세 방향으로 재편하고 있다.
우선 자국을 중심으로 하는 블록을 형성해 서로 간의 교류를 절연하는 것이다. 국방 분야가 대표적으로, 전통적인 지정학과도 밀접히 관련돼 있다.
다음은 개방된 생활권이 모두에게 공통인 기존의 체제를 그대로 두되, 그 체제에서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체제를 형성해 국제 협력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첨예한 협력은 '우리 편'에게만 진입을 허용해 경쟁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INSS 관계자는 "최근에는 마지막 방식을 통한 주도권 확보 및 경쟁국 견제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 워크(IPEF) 등 다국적 경제협력 협약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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