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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제 살 깍아먹기"..6.6兆 고용보험기금 증권사 경쟁 과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2 14:32

수정 2023.03.22 14:32

숏리스트 중 전담인력 40명 육박 제시키도
4년 동안 성실한 운용 가능한지 의문
숏리스트에 미래·KB·신한·NH
고용노동부 로고. (촐처: 연합뉴스)
고용노동부 로고. (촐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총 6조6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고용보험기금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기관 선정을 두고 증권사들의 경쟁이 이상(異常) 수준으로 과열됐다. 숏리스트(적격후보)로 선정된 증권사 중에는 전담인력을 40명에 육박하게 제시하는 경우도 나왔다. 고용보험기금 OCIO로 수수료 수입이 연간 23억~30억원 정도 기대되는데 인건비만 인당 최소 1억원이 들어 '제 살 깍아먹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6조6000억원 규모 고용보험기금을 위탁할 OCIO 숏리스트에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은 탈락했다.
이번 위탁운용 기간은 4년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 KB증권은 전담인력으로 30명 중반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 규모 덩치가 더 큰 기금에서 다른 기관들이 전담인력으로 20여명 정도를 사용하는 것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국내 OCIO가 초기 성장 단계에 있어 인재풀이 제한적인 만큼, 뛰어난 운용인력을 모두 투입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 자격심사 관련 전담 운용 인원수는 전체 100점 중 10점에 달해 증권사들의 경쟁이 과열된 상황"이라며 "연간 수수료 수입을 고려해도 인건비를 충당할 수 없는 구조일 뿐 아니라 우수한 운용인력이 아직 부족한 만큼 고용보험기금에 전담인력으로 투입한다는 보장이 없다. 금융기관은 손해를 보며 하는 곳이 아닌 만큼 국민의 돈으로 조성된 고용보험기금을 4년 동안 성실하게 운용을 할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숏리스트 중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OCIO에 선정됐다. 퇴직연금 부문에서 자산 배분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KB증권은 김성희 OCIO솔루션본부장(상무)을 중심으로 고용부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기금 및 임금채권보장기금 대체투자 주간운용사에 선정됐다. 김 상무는 삼성자산운용에서 당시 약 22조원 규모 고용노동부 산업재해보험기금 운용을 주도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한화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팀 출신 김범준 상무를 OCIO 본부장으로 영입해 본부 규모를 10명으로 확대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OCIO사업부를 정영채 대표 직속에 신설하고 권순호 OCIO사업부 대표를 중심으로 전사 차원의 역량을 집중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 서민금융진흥원, 강원랜드 등의 OCIO를 맡고 있다.

기존 고용보험기금 OCIO인 한국투자증권은 정량 평가도 통과하지 못했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 12월 고용기금 운용 중 독일 국채금리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이 발생했다며 한국투자증권에 5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3조원 규모 산재보험기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나서지 않으면서 삼성자산운용의 독주가 예상된다.
입찰을 위해서는 10명 이상의 전담 조직을 구성해야 하지만 인건비 대비 낮은 보수율 영향이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27일 조달청에 평가 점수 등을 통보한다.
산재보험기금 OCIO는 4월 6일, 고용보험기금 OCIO는 4월 7일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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