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북한 아오지 출신 최금영씨가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서 아오지의 참상에 대해 얘기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는 탈북민 최금영씨가 출연해 아오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최금영씨는 자신이 아오지에서 살다 탈북을 했다고 알리며 "아오지 탄광이 베일에 싸여있다, 거기 사는 사람들은 실제로 어떻게 사는지 들려드리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했다.
최금영씨는 "북한에서도 아오지에서 왔다고 하면 '거기 사람 못 사는데?' '거기 어떻게 사람이 살아?' '거기 반동들이 살잖아'라고 차별하고 무시한다"라며 "인간 취급을 못 받았다, 정치범과 국군포로들을 모아뒀으니깐"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그래서 식량난이 오면 제일 (식량 배급이) 먼저 끊기는 곳이 아오지다"라며 "그래도 되는 존재니깐 버려진 존재니깐"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최금영씨는 "1994년 김일성이 죽고 흉년이 왔을 때 북한에서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었는데 많게는 300만명이 굶어 죽었다"라며 "그때 아오지는 정말 비참했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쥐굴에 쥐가 모아둔 옥수수를 파서 먹고, 산에 있는 풀뿌리 나무뿌리 다 캐서 먹었다"라며 "그래서 동네에는 아이들이 먹지 못해서 다 누워있다"라고 말했다.
최금영씨는 "이때 정말 타격이 셌던 사람들이 국군포로 어르신들이었다"라며 "남쪽이 고향이고 북한에 친척이 없었으며 아오지에서는 이동할 자유도 없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저희 동네에 부산에서 오신 국군포로 어르신이 있었는데 부부가 굶어 돌아가셨다"라며 "아들과 딸이 남았는데 딸은 그래도 빌어먹고 주워먹어서 상태가 괜찮았는데, 아들은 일하고 집에만 있으니깐 먹지를 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쩍 말라가는 게 보이는데 훤칠한 청년이 뼈만 남은 몸을 이끌고 기찻길로 가서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졌다"라고 말했다.
최금영씨는 이 남성에 대해 "굶어서 괴롭게 죽어가느니 차라리 기차에 몸을 던진 거다"라며 "불행인지 다행인지 목숨은 붙어있었는데 두 다리가 잘렸다, 사람들은 살려보겠다고 진료소에 데려갔는데 가다가 과다출혈로 돌아가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상황에 대해 "그분이 실려가면서 했던 말이 '밥을 달라, 밥을 달라, 나는 살고 싶다'였다"라며 "다리가 잘려나간 아픔보다 배고픈 고통이 더 심했던 거다"라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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