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지난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김주령에게 많은 변화를 안겼다. 배우 인생에 두 번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은 어마어마한 '신드롬'을 체험하게 해줬고, 그로 인해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활동하는 새로운 목표를 안겨줬다. 가장 크게는 김주령이라는 배우가 존재하고 있음을 대중에게 강렬하게 알려준 작품이라는 점. 김주령은 그렇게 배우 인생의 2막을 열었다.
'오징어 게임' 이후 들뜬 적도 있었다고 솔직히 고백한 김주령은, 그럴수록 더 마음을 다잡았다고. 시청자, 관객과 꾸준히 만나고 싶었던 그에게 '오징어 게임' 이후 들어온 첫 작품이 바로 디즈니+(플러스) '카지노'였다. 필리핀을 배경으로 돈과 욕망의 세계, 그 속에서 탐욕에 눈이 먼 인물들을 그린 '카지노'에서 김주령은 평범한 삼겹살집 사장님이었다가 살인사건의 불씨를 지피고 패닉에 빠지는 진영희를 맡았다.
김주령은 극 초반과 후반 진영희의 온도차를 실감나는 연기력으로 표현하며 다시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뉴스1과 만난 그는 '카지노'를 통해 작품의 톤과 캐릭터를 맞춰가는 과정에서 배움을 얻었고, 강윤성 감독과 존경하던 선배 최민식과 호흡을 맞추는 기쁨을 느꼈다고 했다. 이제 '시작'이라는 그는 앞으로는 더욱 더 '우아한'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면서, 여유와 열정을 가지고 연기에 임하고 싶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카지노'가 애시청자들의 호평은 물론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았다고 하는데.
▶일단 너무 감사하다. 그것만큼 기쁜 일이 없다. 170명이 넘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들 모두 다 연기를 정말 잘한다. 어떻게 그렇게 실제로 존재할 법한 인물을 표현했나 싶다. 그런 작품을 재미있게 봐주셨다고 하니 좋다. 미국의 지인들도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연락을 주었다. 댓글은 잘 안 보는 편이다. 예전에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고 나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 뒤로 댓글은 안 보는 스타일이다.
-해외로케로 촬영했는데 어땠나.
▶'해외에 일하러 가고 싶다'라는 꿈이 있는데 이번에 경험해서 너무 좋았다. 필리핀이 정말 더웠는데 현지 스태프들이 정말 친절하시고 너무 일을 잘하시고 너무 나이스하셔서 정말 즐겁게 작업했다. 땀이 계속 나고 더위를 실감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촬영하면서 또 해외 로케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최민식과의 재회는 어땠나.
▶내가 이렇게 선배와 함께 할 수 있는 배우로 출세하다니. (웃음) (감독에게) 선배님과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면서 떼도 썼다. 제 개인적인 바람이고 드라마 전체적으로는 더 많이 만나는 건 한계가 있지 않나. 촬영이 다 끝나고 최근에 선배와 사석에서 만나서 식사를 했다. 선배님이 연극을 하고 싶다고 하시면서 '같이 하자고 하면 할래?'라고 하시더라. 저는 너무 좋았다. 또 만나서 연기할 수 있다면 더 설레고 좋을 것 같다. 최민식 선배는 현장에서 차무식 그 자체였다. 연기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입이 떡 벌어지고는 했다. '이래서 최민식이구나' 싶었다. 그런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좋았다.
-최민식과 재회한다면 어떤 역할로 만나고 싶나.
▶'중년 로코' 얘기를 하다가 '너무 좋다'고 대화를 나눈 기억이 난다. 그런 기회가 된다면 너무 하고 싶지 않겠나 (웃음) 선배와 연기를 하면서 배우로서 많은 걸 배웠고 '주령아 우리 제대로 해보자'라면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오징어 게임'으로 김주령이라는 배우를 널리 알렸고 '카지노' 등 여러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돌아보면 어떤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살짝 정신 못차리던 때도 있었고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나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한다. 그 전의 내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제 대중에게 김주령의 연기를 더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미다. 제 나이와 상관없이 신인의 마음으로 제 속도에 맞춰서 갈길을 가고 싶다. 흔들리기도 하고 부대끼기도 하고 힌들었던 시기도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다른 거 말고 연기를 제대로 해서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럼 좋은 배우란 뭘까 싶은데 요즘 운동을 하면서 몸 근육, 마음 근육을 단단하게 하고 있다. 내가 온전히 서있을 수 있도록. 지금까지 코어 힘은 약했던 것 같은데 더 강해져서 힘있게 연기하고 싶다.
-힘이 되는 말이 있다면.
▶얼마 전에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다. 남편이 '당신 정말 좋은 배우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면서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우아함을 갖춘 배우가 됐으면 한다'라고 하더라. 우아함이 뭘까 생각했다. 지금은 내가 열정, 연기에 대한 에너지, 내 의지가 더 강한 시기라면 우아함으로 균형감을 갖자는 의미였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유를 일상 생활이나 연기 생활에서 더 갖추자는 것, 그러면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줬는데 그 말이 되게 많은 걸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받아들임'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겸손, 절제 등이 필요하다. 좋은 배우, 우아한 배우로 거듭나야지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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