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모집 연기 일부 기업들, 올 연말 이전 또는 2024년 중에 자금조달 상황
지난 수년간 대규모 투자유치 성공 스타트업 상당수 성장단계 투자 받을 시기
지난 수년간 대규모 투자유치 성공 스타트업 상당수 성장단계 투자 받을 시기
[파이낸셜뉴스] 올해 성장단계 기업들 위주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현지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23일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아담스 스트리트 파트너스(Adams Street Partners, 이하 ASP)는 보고서를 통해 한동안 벤처캐피탈 투자가 위축됐으나, 구조적인 기술의 변화가 계속 진행 중인 데다 성장단계 기업들의 자본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성장기업 투자에서 매력적인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ASP는 여러 번의 시장사이클을 겪으며 성장기업 투자의 복잡한 생태계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ASP는 먼저 성장기업 투자의 호황기와 불황기를 결정짓는 2가지 독립적 요인을 소개했다. 첫 번째 요인으로는 밸류에이션 환경(valuation climate)을 꼽았다. 이는 자본수요와 그에 상응하는 공급, 그리고 공모시장 투자심리 등에 의해 형성된다고 진단했다. 두 번째 요인은 기술혁신에 대한 수요라고 봤으며, 이는 기술의 발전 상태와 연관이 깊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개선된 밸류에이션 환경과 구조적 혁신의 변화 추세를 감안하면 수년 내 최상의 성장기업 투자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SP는 2022년 모든 단계의 벤처캐피탈(VC) 딜이 급격하게 줄어들었으며, 특히 그 중에서도 성장단계 기업들에 대한 거래가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거래가 활발했던 2021년과는 매우 대조적이라는 설명이다.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많은 기업들이 자본조달을 기피했다는 점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2가지 이유를 들며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12개월에서 18개월까지 자금모집을 연기한 일부 기업들이 운영자금 부족을 겪으면서 올해 연말 이전 또는 2024년 중에 자금조달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한 보고서는 매우 혁신적이고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지난 몇 년간 벤처캐피탈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 스타트업 기업의 상당수가 성장기업이 되어 성장단계 투자를 받아야 할 때가 도래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공급측면에서 보자면 성장단계 투자는 오랫동안 국부펀드, 패밀리오피스, 헤지펀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등 비전통적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로 부상했다”라며 “이들 기관투자자가 성숙단계 벤처캐피탈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약 24%에서 2021년 약 50%로 급상승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 그러나 최근에는 사모시장의 투자금 회수기간이 길어지는 등의 이유로 비전통적 투자자들 중 상당수가 성장단계 시장을 떠나가고 있다”라며 “지난해 성숙단계 벤처캐피탈 거래에서 이들의 비중도 감소했고,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에 따라 이뤄진 밸류에이션 재설정이 기업 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고 자본수요와 투자 가용성은 기술 동향과는 별개로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구조적인 기술의 변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낙관적 전망이 가능한 이유는 세계 경제는 여전히 디지털 전환의 초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도미노피자 매출의 약 90%는 디지털 채널에서 발생하고, 최신 자동차에는 1억줄 이상의 코딩이 들어간 전장시스템이 탑재되며, 또 농기계 전문제조업체 존 디어(John Deere)는 로봇 및 자동화 기술 기업을 인수하는 데 약 3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스타트업 생태계는 계속 견조함을 유지할 것이란 견해도 밝혔다. 엔젤투자자의 기관화 추세와 더불어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시드(seed) 생태계가 수많은 유망 스타트업 기업들의 육성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더들리(Brian Dudley) ASP 성장주식 부문 파트너는 “지금 우리는 흥미진진한 성장기업 투자 시대를 맞고 있다”며, “각 섹터에서 파괴적 혁신기술을 갖춘 기업을 저평가된 가격에, 더 나은 조건으로 매수하고, 이후 펀더멘털 성장을 통해 수익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기업 투자는 매력적인 투자기회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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