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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특수로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패널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범용 제품으로 수익성이 낮은 액정표시장치(LCD) DDI 비중이 높아 가격 인하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X세미콘, 삼성전자 LSI, DB하이텍 등 DDI를 설계해 공급하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들도 사업구조 다각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분기 DDI가격 전분기보다 1~3%↓
23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DDI 가격은 전분기 대비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DDI는 스마트폰, TV, 노트북, 태블릿 등 화면을 구동하는 핵심 칩이다. 코로나19 수요 폭증에 DDI 시장은 지난 2년여간 '반짝' 성장을 나타냈지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중반부터 주요 가전·정보기기(IT)의 출하량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들어 DDI 가격은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TV 등에 쓰이는 대형 DDI 가격은 지난해 1·4분기 0.65달러에서 지난해 4·4분기 0.56달러로 하락했다. 옴디아는 올해 4·4분기 0.51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트북용 DDI도 지난해 1·4분기 0.71달러에서 올해 4·4분기 0.55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됐다. 트렌드포스는 오는 3·4분기 중국의 상반기 최대 쇼핑행사인 '618 쇼핑데이', '아마존 프라임 데이' 등 대형 판촉 이벤트에 힘입어 DDI 수요가 반등할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가격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팹리스 실적에 빨간불 켜져
DDI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요 팹리스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옴디아는 세트시장 부진으로 DDI 연간 매출이 올해 108억 5400만달러에서 2029년 78억 2700만달러로, 27.8%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팹리스인 시스템LSI 사업부와 LX세미콘은 각각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에 DDI를 공급하고 있다.
8인치(200mm) 기반 파운드리 특화 기업인 DB하이텍도 지난 2007년부터 모바일·TV 디스플레이 화소를 조절해 색상을 표현하는 DDI 등 일부 제품을 직접 설계해 자체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 LCD용 DDI보다 단가가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DDI 공급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DDI 비중이 90% 수준에 달하는 LX세미콘은 가격 하락에 더 취약한 구조다. LX세미콘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4826억원으로, 전년(2011억원) 대비 14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LCD 기반의 DDI 제품은 공급 과잉으로 고객사와의 가격 협상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올레드용 DDI 등 고수익 사업 비중을 높이기 위한 사업 확장 시도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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