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만큼 흔한 손목 질환 삶의 질 떨어뜨려
손과 손목 통증 2주 이상이라면 정밀검사 받아야
[파이낸셜뉴스] 업무상 손목 사용이 많은 직장인 이 모씨 (31·남)는 얼마 전 척골충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우선 손목 보호대와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해본 후에 수술치료를 고려해 보자고 했다. 하지만 손목을 돌릴 때 운동 제한이 있고 어떤 날은 가만히 있어도 손목부터 새끼손가락쪽에 저릿한 느낌의 통증이 지속됐다. 조금 더 버텨보는 것이 좋을지, 수술을 받는 것이 좋을지 고민스러웠다.
손과 손목 통증 2주 이상이라면 정밀검사 받아야
손목 관절에는 요골과 척골이라는 두 개의 뼈가 있는데 그 중 척골은 새끼손가락 쪽에 있는 뼈를 말한다. 척골충돌증후군이란 새끼손가락 쪽에 있는 척골의 뼈가 정상보다 길어지면서 손목 관절의 새끼 손가락 쪽에 과도한 하중이 반복적으로 가해지고 이로 인해 통증이나 부종, 관절 운동 제한, 근력 감소가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다.
대표 증상으로는 손목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꺾을 때, 병뚜껑을 따거나 빨래를 쥐어 짜는 등 손목을 비틀 때, 손을 짚고 일어날 때 등 손목을 회전시킬 때 통증이 발생한다. 발병 원인으로는 선천적으로 척골의 길이가 길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골절로 인한 변형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병명이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손목 질환에서는 허리 디스크만큼이나 흔한 편이다. 자가진단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손목을 많이 쓴 후 척골 주변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새끼손가락 쪽 손목의 오목한 부분을 눌렀을 때 통증이 있다면 해당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척골충돌증후군은 손목 관절의 연골과 삼각섬유연골복합체(TFCC)의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MRI와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라면 생활 습관의 개선과 약물, 주사치료, 보조기 고정 등 보존적 치료방법을 시행하여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이때 손목이 비틀어진 상태로 손에 힘을 주거나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작업이나 운동은 통증을 악화시키므로 해당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3~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다면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척골의 길이가 길 경우 척골 단축 절골술을 시행할 수 있고, 관절내시경을 이용하여 손목 관절 내 염증 조직 제거와 찢어진 연골을 다듬어주거나 손목관절 불안정성이 동반되었을 경우 연골봉합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척골충돌증후군 초기이거나 급성으로 발병했을 경우라면 손목 사용을 제한하고, 손목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손이나 손목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아보는 것이 좋다.
/석현식 원장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 정형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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