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합격과 탈락자가 나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지만, 출연한 '친구들'에 또 한 번의 '실패'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
지난 2월15일 시작한 JTBC 아이돌 서바이벌 '피크타임'은 '싱어게인' 제작진이 뭉친 프로그램으로, 아이돌 오디션 사상 최초 '팀전'으로 펼쳐지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Mnet '프로듀스' 시리즈를 비롯해 K팝의 부흥과 함께 쏟아진 기존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피크타임'은 무엇이 다를까. 아이돌 서바이벌 예능만의 재미를 유지하면서 '피크타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 이 숙제를 안고 '피크타임'은 시작했다.
최대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배경'을 없애는 것. '피크타임'은 계급장을 내려놓는 것을 우선했다. 팀명, 팬덤, 연차, 활동성적 그리고 소속사 등 아이돌로 '흥'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여러 조건들을 모두 배제했다. 이 때문에 팀 1시부터 팀24시까지 프로그램 안에서만 쓰이는 팀명을 새롭게 부여받고 무대를 꾸민다. '팀전'으로 경쟁을 펼치면서 '연합' 매치, 'MVP' 등 다양한 무대를 만들고 그중에서도 출연자들의 매력이 더욱 잘 돋보이도록 하는 고민의 결과가 보인다.
지난 22일 방송된 1차 합탈식(합격탈락 발표식)이 '피크타임'의 정체성을 보여줬다. 합탈식에서는 기존 라운드의 성적을 반영한 순위를 공개, 3라운드로 향하는 합격팀과 무대를 준비하고도 떨어져야 하는 탈락팀이 발생했다. 순위발표식은 출연자들에게 가장 긴장이 되는 순간이자, 얄궂게도 아이돌 서바이벌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누가 붙고 누가 떨어질까. 누가 몇점을 받았을지 '결과'를 향한 궁금증을 동력으로 삼는 아이돌 서바이벌이기 때문.
그러나 '피크타임'은 달랐다. '피크타임'은 합격팀의 순위는 공개했지만 탈락팀의 점수와 순위는 본방송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더불어 이제 '팀 OO시'가 아닌 자신의 원래 팀으로 돌아가는 멤버들에게 제작진은 '피크타임'을 위해 준비했던 신곡과 안무, 의상 등 활동에 필요한 것들을 그대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 점은 '피크타임'의 진정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고, 이 점이 곧 가장 큰 장점이자 차별점이었다. 이미 데뷔를 했지만 탈퇴, 군 공백, 해체 또는 여러 이유로 제대로 활동을 펼칠 수 없었던 팀들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도전한 '피크타임'이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프로그램 안에서 탈락하더라도, 꿈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피크타임'만의 룰을 만들었다.
출연자의 간절함을 소재로 팬덤과 성적, 순위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여러 아이돌 서바이벌과는 다른 '피크타임'의 진정성은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출연자에 대한 반응만큼, '이런 서바이벌은 처음' '출연자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보인다'라는 제작진에 대한 시청후기도 회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피크타임'의 마건영 CP(기획 프로듀서)는 최근 뉴스1에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친구들(출연자)이 앞으로도 가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라면서 "가장 먼저 친구들이 가진 실력이 잘 보이기를 바랐고, 그런 점이 잘 담기면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편집 방향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1차 합탈식 방송에 대해서는 "누가 3라운드에 진출하냐도 물론 중요한 포인트이고 방송에 필요한 내용인데, 하위 순위 팀들을 줄세우기를 하는 내용이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까, 의미가 있을까 고민했을 때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탈락팀들에게도 제공된 신곡과 안무, 의상 등 제작비용이 부담이 있던 것도 사실. 하지만 '피크타임'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출발과 기획 취지에 다시 집중했다. 더불어 '피크타임'을 준비하면서 파악한 아이돌 제작업계 상황상, 가수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하고 싶었다.
마 CP는 "일단 제작진도 누가 3라운드에 올라갈지 모르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팀을 준비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출연한 친구들이 '탈락'을 했다고 또 넘어지는 느낌을 받는 게 정말 싫었다, 지금 (탈락으로) 주춤하더라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길 바랐다"라고 했다.
이어 "데뷔를 하더라도 가수들이 하고 싶은 음악이나 무대를 하기는 어렵다,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용 부담이나 제작자의 계획대로 무대가 정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지 않나"라며 "제작진은 조금 더 양질의 퀄리티를 고민해서 출연자들에 제대로 된 옷을 입혀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착한 서바이벌'이라는 평가에 대해 묻자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당연히 경쟁이 있고 탈락이 있기 때문에 '착하다'와 어울리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라면서도 "'피크타임'이 방송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친구들을 단순히 방송에 필요한 출연자가 아닌, 최대한 인간적으로 바라보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피크타임'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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