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4년 만의 대역전 나오나..LG전자, 영업이익 '넘사벽' 뛰어넘을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7 05:00

수정 2023.03.27 09:12

한 달 새 실적 전망치 9.1% 상승
LG전자, 선제적 재고관리로 재고자산회전률 높여

LG전자 실적 추이
매출 영업이익
2021년 4분기 21조86억원 6777억원
2022년 1분기 21조1114억원 1조8805억원
2022년 2분기 19조 4640억원 7922억원
2022년 3분기 21조1768억원 7466억원
2022년 4분기 21조8575억원 693억원
2023년 1분기(추정) 1조419억원
(LG전자, 에프앤가이드)

[파이낸셜뉴스] 창립 76주년을 맞은 LG전자가 올 1·4분기 호실적을 넘어 삼성전자를 14년 만에 역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1·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제적 재고 관리, 전장(자동차 전기전자부품) 사업 본궤도 안착 등의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1·4분기 실적 전망치는 한 달 전 전망치(9550억원) 대비 9.1% 상승한 1조41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같은 기간 2조3727억원에서 1조5028억원으로 대폭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지난 2009년 1·4분기 이후 14년 만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달 중 LG전자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6곳의 1·4분기 영업이익 추정 평균치는 1조2458억원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 11곳의 영업이익 추정치(1조260억원)를 21.4% 상회했다. 앞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LG전자는 다음해 1·4분기 5019억원의 흑자를 거두며 삼성전자(4774억원)를 뛰어넘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깜짝 선방을 두고 선제적인 재고 관리가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고정비 부담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감수하고 공장가동률을 낮추면서 생산 조절을 강도 높게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1년 말 6.4회에서 2022년 말 6.6회로 높아졌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원가를 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이 보유한 재고자산을 판매하는 속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안 팔리는 재고가 줄어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전체 재고 자산(연결기준)은 약 9조3888억원으로 전년(약 9조7540억원) 대비 약 3650억원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2·4분기부터 3개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HE사업본부의 흑자전환도 점쳐진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4~6주분의 재고는 통상적이고 올해 들어 평년 수준의 일정한 재고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물류비, 환율 등 경영 환경이 개선되면서 분기 흑자도 빠른 시일 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의 경영 전략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조원을 돌파하는 등 제품 믹스가 양호하고 지난해 9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전장(VS)사업본부의 사업 영역확장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최근 5세대(G) 특화망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등 향후 매출 구조가 이익 변동성이 큰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중심에서 경기 변화에 둔감한 B2B 중심으로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KB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LG전자의 B2B 매출 비중이 2020년 16%에서 2023년 32.3%로 3년 만에 2배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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