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임선숙 최고위 사의 수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가 지도부 교체 등을 통해 출범 약 7개월 만에 변화를 맞게 됐다. 연이은 검찰·법원 출석 등으로 누적된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당내 불만이 덜어질지 주목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임선숙 최고위원이 표명한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친명 일색 지도부가 이 대표 방탄에 골몰하니 최소한 지명직들은 바꿔야 한다’는 당 일각 요구를 일정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법 리스크 누적으로 당내 입지가 좁아진 이 대표로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지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달 있었던 '가까스로 체포동의안 부결'과 측근 사망 등 연달은 악재가 전기(轉機) 노릇을 했다.
임 최고위원 후임으로는 비명계로 분류되는 송갑석·이병훈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김의겸 대변인을 비롯한 대변인단과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 김병욱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 등 교체도 거론된다.
'중폭 이상 인적 쇄신' 주목…비명계는 사무총장 교체 요구
이 대표는 조만간 당직 개편을 통한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임 최고위원 교체 등 당직 개편 여부와 관련해 “이번 주나 다음 주 중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다만 당직 개편이 내홍의 불씨를 끄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더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예측이 있다. 비명계가 '기왕 조직도를 건드릴 거면 조정식 사무총장은 꼭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 공천 등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무총장을 교체해야 인적 쇄신 진정성을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사무총장은 중앙당의 고위전략회의에 참석하는 몇 안 되는 핵심 요직”이라며 “사무총장직을 (인사 교체 명단에) 포함해야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인사 교체가 비로소 빛을 발할 것”이라고 썼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비단 공천권 때문만이 아니라 조 사무총장의 '이 대표 방탄'은 도를 넘었다”며 “사무총장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퇴진론’도 꺼지지 않았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 대표) 신상·거취 정리가 필요하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이 대표는 무고함을 밝히고 당은 당대로 빨리 후속 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가 자리를 지키는 한 사법 리스크가 당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우고 당이 정책 승부를 거는 데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어 “공당에서 (이 대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이 대표에만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민주당은) 1인 정당이다. 이는 당원들에게 모욕적(인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도 “대선 후보면 몰라도 총선 관리형 당대표 적임자는 많다”며 “'포스트 이재명'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