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공립학교 교사가 수업 시간에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며 사임하자, 다비드상을 소장한 이탈리아 피렌체미술관이 이들을 직접 초청했다.
27일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다비드상을 소장한 이탈리아 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미국 플로리다의 기독교계 학교인 탤러해시 클래시컬 스쿨의 학부모와 학생들을 초대했다.
세실리에 홀버그 관장은 “다비드가 외설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성경의 내용과 서양 문화, 르네상스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면서, 이 조각상의 순수함을 보도록 학교 교장과 교육위원회, 학부모, 학생단체를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다리오 나델라 피렌체 시장도 해고된 교장을 초청한 사실을 알리면서 자신이 직접 감사를 표시하고 싶다고 SNS에 글을 올렸다. 나르델라 시장은 예술과 포르노를 구분하지 못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캐러스킬라 교장은 피렌체 미술관 초청이 매우 영광스럽다면서 응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피렌체에서 다비드상을 직접 본 적이 있지만, 시장의 손님으로 기꺼이 가고 싶다”고 밝혔다.
카라스킬라 교장은 지난주 6학년 미술수업 도중 르네상스 시대에 조각된 다비드상을 가르치며 관련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카라스킬라가 자녀들에게 포르노를 노출시켰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학교 이사회는 이에 호프 카라스킬라 교장에게 사임과 해고 중에 선택할 것을 권고했고, 카라스킬라 교장은 결국 자진 사퇴했다.
다비드상은 미켈란젤로가 구약성경 속 인물 ‘다윗’을 나체로 묘사한 16세기 대리석 조각상으로 현재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왕 다윗의 기개를 단단한 근육과 황금 비율로 표현해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이란 평가를 받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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