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신냉전이냐 신협력이냐... 미·중 석학 엇갈린 진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7 18:37

수정 2023.03.29 15:29

왼쪽부터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 토마스 무차 웰링턴매니지먼트 지정학 전략가 겸 상무이사, 쉬 빈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 교수
왼쪽부터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 토마스 무차 웰링턴매니지먼트 지정학 전략가 겸 상무이사, 쉬 빈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 교수
미·중 무역분쟁,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새 국제경제, 국제금융 질서는 '신(新)냉전'일까, 신협력일까.

'2023 FIND-서울국제금융포럼·서울국제A&D컨퍼런스'에 강연자로 참석하는 미국과 중국 석학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미국 연사들은 신냉전에 동의하며 글로벌 분절화가 선명해질 것으로 봤지만, 중국 연사는 전후 질서가 '갈등'이 아닌 '경쟁' 양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올해의 경영 서적으로 선정한 '칩 워'의 저자이자 미국 경제 컨설팅 업체 그린맨틀에서 유라시아 지역 담당 이사를 맡고 있는 크리스 밀러 미 터프츠대 교수는 27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포스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시대를 신냉전으로 진단했다. 밀러 교수는 "세계는 러시아, 중국, 이란을 한쪽에 두고, 다른 쪽에는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대만을 두고 분리되고 있다"며 "이들은 방위 산업 협력뿐만 아니라 공유된 이익에 의해 점점 더 통합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미·중 관계에 대해선 여전히 협력 관계이지만 그 속성은 변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미·중은 군사적·정치적 영역에서 경쟁하고, 기술적으로 경쟁하지만, 그들의 전반적인 무역 관계에서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술 분야가 덜 얽히면서 무역과 투자 관계는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국계 연사인 토마스 무차 웰링턴매니지먼트 지정학 전략가도 미·중 관계가 구조적으로 갈라지고 있다고 봤다. 무차는 "미·중 관계는 구조적인 쇠퇴 일로를 걷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실질적인 관계 개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양국 지도자들은 국가 안보에 더욱 역점을 두고 있고, 정책적 경쟁 구도 역시 앞으로 수년 내지 수십 년간 심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면서 "양국이 지리 전략적 목표를 갖고 경쟁하는 지역에서는 높아진 지정학적 리스크가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중 군사 충돌 리스크가 지난 수십 년보다 높아졌고 투자자들이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충돌을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중국 쪽 시각은 달랐다. 쉬 빈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 교수는 "러-우 전쟁이 지정학적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세계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쟁은 장기적, 근본적 변수라기보다는 단기적 충격이라는 것이다.
쉬 교수는 "물론 전쟁으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 전망에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더해지겠지만, 그 이상의 여파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국의 입장과 관련해, 키워드는 '첨단'에 있다고 봤다.


이들이 말하는 한국의 입장과 전략은 오는 4월19일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하는 '2023 Find-서울국제금융포럼·서울국제A&D컨퍼런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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