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앞으로 우주인들이 생활에 필요한 물과 공기, 또 로켓 연료까지 생산해 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이하 현지시간) 네이처 지질학지에 발표된 한 논문에서 달에 물이 대량으로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달탐사선 창이5호가 보낸 샘플을 분석한 결과 달 곳곳에 막대한 양의 물이 현미경으로 봐야 보일 정도의 작은 유리 구슬 속에 들어 있는 형태로 산재해 있는 것으로 추측됐다.
창이5호의 달탐사 로봇은 당시 2주 동안 머물면서 달 표면 곳곳을 수미터씩 파내려 간 뒤 1.7kg 정도의 샘플을 갖고 귀환했다.
이 샘플 가운데에는 혜성과 충돌한 자리에서 확보한 유리 구슬들도 있었다.
달 표면은 작은 규소 유리 구슬들로 덮여 있고, 그 크기는 수십마이크로미터(μ)부터 이보다 1000배는 큰 수밀리미터 크기에 이르기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일부 유리 구슬은 혜성들이 달과 충돌했을 때 만들어졌고, 일부는 고대 달 표면의 화산활동으로 형성됐다. 이 둘 모두 수백만년 전에 만들어졌다.
중국 과학자들은 베이징 실험실에서 2차금속 대량 분광계(secondary ion mass spectrometer)라는 특별한 기구를 이용해 이 미세한 구슬들을 연구했다. 이 분광계는 이온을 표면에 분사하는 장치로 이를 통해 구슬 안에 물이 들어 있음을 발견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물은 구슬 속 산소와 수소 원자가 반응해 만들어졌다.
구슬 속 물의 양은 아주 조금밖에 되지 않았지만 달 표면에 이런 구슬들이 무수히 많아 전체 물의 양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달에는 270조kg 규모의 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태양계의 다른 행성 주변을 도는 위성에도 물이 대량으로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논문 저자인 베이징 중국과학아카데미 지질학·지구물리학연구소 교수 후선은 "이는 아마도 우리 태양계의 일반적인 특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작은 구슬에만 물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영원한 그림자가 비추는 곳인 달 북극과 남극에는 얼음 형태로 물이 숨겨져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앞으로 달에서 물을 확보하려는 우주인들의 과제는 이 많은 구슬들을 어떻게 모으고, 이를 약 100℃ 수준으로 가열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후 교수는 밝혔다.
후 교수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달탐사로 확보한 구슬에서는 약 47ppm의 물이 검출됐지만 창이5가 보낸 구슬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최대 2000ppm의 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1ppm은 물을 기준으로 대략 리터당 1mg을 가리킨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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