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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철강업계가 공정에서 발생하는 비금속성 찌꺼기인 '철강슬래그' 재활용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환경 규제 강화 추세에 발맞춰 탄소 감축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강슬래그 재활용률은 96.7%로 나타났다. 철강슬래그 발생량 총 2451만t 가운데 고로슬래그 재활용은 1440만9000t, 제강 슬래그 재활용은 928만6000t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는 2650만1000t의 슬래그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슬래그란 선철·강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남는 찌꺼기로, 전체 부산물 발생량 가운데 90%가량을 차지한다. 설비에 따라 고로에서 발생하는 고로슬래그와 전로 및 전기로에서 발생하는 제강슬래그로 분류된다. 1t의 철을 생산할 때마다 고로슬래그와 제강슬래그는 각각 약 400㎏, 170㎏이 발생한다.
고로슬래그는 주로 시멘트 생산에 활용돼 탄소 발생량을 60%까지 줄인다. 보통 시멘트 1t당 1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석회석 대신 슬래그를 사용하면 소성공정에 필요한 에너지의 약 40%를 저감해 열분해 및 연료 연소에 의한 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강슬래그는 대부분 도로용 골재나 건설에 투입돼 천연자원 보존에 기여한다. 자갈·모래 같은 천연 골재를 경제적으로 대체하면서 자원 훼손을 줄일 수 있다.
특히 EU의 CBAM 발표 등 글로벌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주요 철강사들은 슬래그 재활용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제강 슬래그 골재로 만든 인공 어초를 통해 해양 생태계 복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포스코건설과 업무협약을 통해 고로슬래그 시멘트 최적 배합비율 도출 등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규산질 비료를 슬래그로 대체하는 기술 연구도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제철 부산물 재활용에 대한 기술 현황을 공유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 또 고로 슬래그 미분말 등을 활용한 콘트리트 수로관 등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지난해 4월 슬래그 재활용 성·복토용 골재에 대한 슬래그 환경표지 인증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슬래그를 활용하면 페기물과 탄소발생을 줄일 수 있어 지속적으로 사용 방안을 개발 중"이라며 "삼림 등 천연골재가 고갈되는 상황에서 활용성이 지속될 것"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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