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24일 종영한 KBS 1TV 일일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극본 나승현/연출 고영탁)는 당찬 싱글만 영이(배누리 분)의 두 번째 사랑과 바람 잘 날 없는 사연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21세기 며느리와 그의 새 출발을 지지하는 친정 같은 시댁의 이야기는 가족의 의미를 되짚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 백성현은 '내 눈에 콩깍지'에서 영이의 두 번째 사랑 장경준(백성현 분) 역을 맡았다. 재벌 3세인 장경준은 계모의 방치로 인해 시각장애인으로 살던 중 사고로 죽은 영이 남편의 각막을 이식받고 새 삶을 사는 인물. 이후 운명처럼 영이를 만나 사랑을 키워가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
백성현은 지난 2013년 방영된 '사랑은 노래를 타고' 이후 9년 만에 KBS 일일극에 복귀했다. 시작은 운명 같았다고. 오래전 작업한 감독과 재회할 수 있는 기회에 출연을 결심한 그는, 열정을 쏟아 작품에 임하며 연기에도 다시 재미를 느꼈다. 덕분에 상도 받고 배우로서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었다.
'내 눈에 콩깍지'를 통해 또 한 번 도약한 백성현은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을 찾아가고 싶다며, 쉼 없이 연기할 것을 예고했다.
28일 백성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①에 이어>
-파트너 배누리와 호흡은 어땠나.
▶우리 연기 스타일이 기존 일일드라마와는 달랐는데 오히려 좋았다. 누리와는 결이 잘 맞았다. 함께 연기하면 믿음이 생기고 서로 어떻게 할지가 보이니까, 그런 부분이 잘 맞았다. 힘든 부분은 로맨스?(웃음) 누리가 의외로 로맨스를 안 해봐서 그런 연기를 부끄러워하더라.
-정수환과 우정도 화제다. 둘이 드라마를 하며 절친이 됐다던데.
▶수환이와는 어제도 봤다. 이제 그만보고 싶다.(웃음) 나는 (수환이가 먼저 다가와줘서) 고맙다. 그 친구가 나를 좋아했을 수도 있고, 현장에서 의지할 곳을 찾은 걸 수도 있지만, 함께하며 정말 끈끈해졌다. 지금을 둘도 없는 동생 같고, 딸도 수환이가 친삼촌인 줄 안다.(웃음) 이번 작품의 또 다른 수확이다.
-이 드라마로 지난해 KBS 연기대상애서 일일드라마 부문 남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워낙 잘하시는 분들도 많고 작품도 많아서 수상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안 알려주시더라. 그런데 영광스럽게 받게 됐다. 연기대상에서 상을 받는 게 처음이라 '드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지인들이 더 좋아하더라. 그동안 상 받는 사람들이 부러웠는데 받게 돼 기뻤다. 내가 잘한 것보다 우리 드라마 대표로 상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하지만 드라마는 아쉽게도 시청률이 20%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리 드라마를 할 때 축구, 야구 경기 등의 이벤트가 많았다. 재밌는 부분이 나올 때 행사가 있더라. 20%를 넘기지 못한 건 아쉽지만 체감 시청률은 다른 것 같다. 요즘은 밖에 나가면 많이들 알아봐 주시고, 얼마 전 남대문 시장에 갔을 때는 거의 알아보셨다.(웃음) 큰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 배우들 꿈이 기대감을 주는 것인데, 이번에 '다음 작품이 뭐냐'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뻤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엔딩에 등장한 영이와 경준의 아들이, 본인의 실제 아들이라고.
▶맞다. 우리 아들에 드라마 첫 촬영날 태어났다. 그래서 스태프들이 한 번 데려오라고 해 파주 세트 촬영 때 인사를 하러 갔는데, 둘째는 보곤 '출연해야죠'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3일 정도 촬영을 했는데, 자화자찬일지 모르겠지만 너무 순해서 NG 한 번 없이 촬영을 했다. 함께 출연해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혹시 이후 아이가 연예인을 하겠다면 시킬 마음도 있나.
▶이율배반적인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 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내가 어릴 때부터 일을 해 힘들었던 부분을 아니까. 나중에 커서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하면 존중해 주겠지만, 부모에 의해 어릴 때부터 시킬 생각은 없다.
-촬영을 할 때 아내도 많은 힘이 돼줬다고.
▶사실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일을 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아내가 항상 응원해 주고 잠도 편하게 자라고 배려해 줘서 잘 해낼 수 있었다. 아내에게 영광을 돌린다.(웃음)
-내 눈에 콩깍지'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자신감을 심어준 작품이다. 그동안 굵직한 작품도 많이 했는데 고민을 해도 연기에는 답이 없더라. 그런데 이번 작품을 8개월 동안 하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급하고 '나는 이렇게 연기하면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를 알았다. 또 이번 드라마를 하며 이호재 선생님을 만난 게 천운이었다. 선생님의 연기와 철학을 보는 게 엄청난 공부가 됐다. 최진호, 김승욱 선배님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방향성에 대해 깨달으면서 연기를 하는 게 너무 즐겁다. 앞으로도 치열하게 연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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