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패션업계가 여성 신체 다양성을 추구하다가 다시 깡마른 몸매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플러스 사이즈 모델은 어디 있나’는 제목으로 여성 신체 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영국 모델 찰리 하워드는 지난 시즌 런웨이에서 “1990년대 패션의 귀환을 그리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돌아온 것은 스타일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유행했던 ‘울트라 스키니 사이즈’도 있다”며 “여성들은 아름답다고 여겨지기 위해 날씬해야 한다는 압박을 많이 받았다”고 지적했다.
하워드는 지난 2015년 모델 에이전시가 모델들에게 직업을 계속 가지려면 체중을 줄여야 한다는 ‘건강하지 못한 압력’을 주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최근 SNS를 통해 “이번 패션의 달에 다양성과 사이즈가 부족해서 너무 실망스럽다”면서 “무대 위 아름다운 곡선은 어디로 갔을까”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내일 파리 패션 위크로 향하면서 셀룰라이트, 뱃살 등이 괜찮다는 것을 상기하고 있다”며 “신체는 상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패션 검색엔진 태그워크에 따르면 패션쇼 무대에 오른 미드·플러스 사이즈 모델은 지난 시즌보다 24% 감소했다. 두 그룹 모델을 캐스팅한 브랜드도 지난 시즌 90개에서 68개로 줄었다.
사이즈 다양성 부재는 명품 브랜드에서 두드러졌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생로랑,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은 미드·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전혀 캐스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독점을 원하는 명품 패션 브랜드들은 항상 돈 많고 마른 백인 소녀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캐스팅 디렉터 엠마 마텔은 “업계는 항상 여성 신체를 트렌드에 맞춰 마케팅하고 판매되는 상품처럼 다뤘다”며 “이는 결국 인종차별과 여성혐오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