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집값 폭등시기 사들여"
서울·경기지역 주택공기업들이 최근 7년간 매입임대주택 4만4680호를 매입하기 위해 10조6486억원을 사용했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값 폭등 시기에 값비싼 시세대로 주택을 매입해 막대한 세금낭비가 우려된다"며 "택지부족으로 공공주택 신축 공급이 어려워 기존주택 매입을 하더라도 매입가격은 엄격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 현황을 분석해 건설원가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LH는 지난 2021~2022년 매입임대주택 현황을 비공개 처리했다.
특히 건설 원가는 지난 2020년 분양된 고덕강일 4단지를 기준으로, LH와 SH의 주택 매입 금액은 같은 해 매입된 주택들의 평균 가격을 토대로 계산했다.
분석 결과 2020년 분양된 고덕강일 4단지 건설 원가는 ㎡당 512만원으로 59㎡ 기준 약 3억원이었다. 이에 반해 같은 해 LH가 매입한 주택 가격은 59㎡ 기준 5억원(㎡당 845만원), 다세대의 경우 4억7000만원(㎡당 793만)으로 공공주택 건설 원가와 공공의 매입임대주택 매입 금액 간 각각 2억원과 1억7000만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SH의 매입 금액의 경우 오피스텔은 4억9000만원(㎡당 830만원), 다세대 등은 4억5000만원(㎡당 765만)으로 각각 1억9000만원, 1억5000만원의 차이가 났다.
경실련은 시세를 반영한 감정평가가 건설 원가와 매매 금액에 격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 측은 "매입 가격 산정 대부분은 감정평가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데, 부동산 가격 급등기 이후 감정가는 과거 거래 사례인 고분양가 또는 고가의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며 "현행 매입 가격 산정기준에 따르면 매입임대주택 제도는 건설사와 민간 사업자에게 혈세를 퍼주는 사업이 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입가격을 건설 원가 수준에서만 정해지도록 기준을 세우고, 가격 폭등기에는 무분별한 매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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