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발업계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747-1 대지 외 6건 공매 결과 최종 유찰됐다. 3월 2일부터 27일까지 총 6차례 걸쳐 공매에 부쳐졌으나 결국 주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감정가는 1회때 2873억원에서 시작해 6회때에는 2223억원까지 낮아졌다. 물건을 공매에 부친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6차례 입찰에도 팔리지 않아 수의계약이 가능해 졌다”며 “대주단 회의를 통해 수의계약으로 진행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지 소유자는 이든센트럴한남이다. 애초 이 현장을 고급 주택단지로 개발할 예정이었다. 7개동 규모 연립주택 21가구와 8개동 규모 단독주택 8가구를 개발하려던 프로젝트다.
하지만 인허가가 늦어지는 가운데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말 만기가 돌아온 대출 221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EOD(기한이익상실)’가 발생해 공매에 부쳐지게 됐다.
PF 브릿지론 연장에 실패해 공매로 넘어가는 물건은 늘어나고 있다. 사당역 인근에 있는 옛 골프연습장 부지 개발도 브릿지론 연장에 실패했다. 당초 시행사는 이곳에 아파트 300가구 등 22층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정부의 PF 지원에도 개발 및 건설업계는 여전히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시행사 임원은 “큰 사업장이 무너져야 정부가 나설 것 같다”며 “PF 부실 우려가 2금융권으로 번지면서 자금시장은 더 경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도금 집단대출마저 얼어붙고 있다. 분양률이 최소 70%, 일부 지역은 80%가 돼야 은행들이 중도금 대출을 해주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8월 분양한 울산대공원 한신더휴와 아산 한신더휴의 경우 1차 대출 실행일이 지났지만 중도금 대출 협약 은행을 찾지 못한 상태다. 아산 한신더휴 분양 관계자는 “문의가 많이 들어와 관련 내용을 분양 홈페이지에 올렸다”며 “시공사가 책임준공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상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해 위기에 처한 사업장이 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주택정책부장은 “일부 사업장에서는 분양 계약률이 80%는 돼야 중도금 대출을 해준다고 통보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심지어 중도금 대출 약정을 맺어도 1회때 연기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미분양이 많은 대구와 입주물량이 많은 인천의 경우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도금 대출이 막힐 경우 시행사는 물론 시공사, 그리고 신탁사까지 연쇄 파급효과가 불가피하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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