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잉원 대만 총통, 미국 경유하는 9박 10일 일정 순방길 올라
- 중국 "미국 하원 의장 만날 경우 반격", 대만 주변 해역에 中 군용기·군함 포착
- 중국 "미국 하원 의장 만날 경우 반격", 대만 주변 해역에 中 군용기·군함 포착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9일 미국을 경유하는 9박 10일 일정의 중앙아메리카 2개국 순방을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차이 총통이 미국 하원의장과 만날 경우 “결연한 반격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미국 뉴욕에서 교민 만찬을 가지고 30일에는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과테말라와 벨리즈의 순방 일정을 소화한 후 귀국길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경유 형식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대만 매체들은 차이 총통이 다음 달 5일 LA 방문 때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하고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마이크 갤러거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도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은 차이 총통의 일정 가운데, 매카시 의장과의 회동을 문제 삼고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차이 총통)가 매카시 의장과 접촉한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훼손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또 하나의 도발이 될 것”이라며 “이에 결연히 반대하며, 반드시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군사적 행동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6대와 군함 4척이 전날 오전 6시부터 하루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포착됐다고 대만 매체가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였다.
또 중국 외교부가 차이 총통이 경유하는 뉴욕, LA 등지에서 중국 교민과 양안(중국과 대만)의 통일 지지자 등을 동원해 항의 시위를 벌이도록 주미 중국대사관에 훈령을 내렸다고 보도도 나왔다.
반면 미국은 “차이 총통이 과거에도 미국 경유 계기에 미국 의회 관계자, 대만 출신자 등과의 면담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했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주요 외신은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24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통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만약 차이 총통 문제와 관련해서 통화가 이뤄졌다면 차이 총통 문제로 인해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차이 총통은 출국에 앞서 타오위안 공항에서 “우리는 평온하고 자신감이 있으며, 굴복도 도발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길이 거칠지라도 대만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길을 굳게 갈 것이며, 세계로 걸어 들어갈 것이며 대만은 혼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전·현직 최고지도자 중 처음 중국을 방문한 마잉주 전 총통은 28일 쑨원의 묘를 찾은 자리에서 대만의 정식 명칭인 ‘중화민국’을 언급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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