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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일본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 선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9 18:26

수정 2023.03.29 19:28

[fn광장] 일본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 선언
2023년 12월 16일은 훗날 일본의 역사가 크게 바뀐 날로 기록될 것이다.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의 세 가지 문서가 각의 의결로 결정되었다. 이 결정으로 일본의 자위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군사대국 일본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가가 된 일본이 자위대란 이름으로 조용하게 지내면서 그나마 동북아의 힘의 균형이 이루어졌는데 국제정치학적 용어로 현상유지(Status Quo)의 전략이 변경되는 형국이 만들어진 것이다.

안보전략의 핵심은 반격능력을 엄청나게 증강시키겠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반격능력이 아니라 공격능력이다.
각종 미사일 능력으로 3000㎞의 사정거리를 갖는 공격용 미사일과 상대방에게 요격되기 어려운 변칙비행과 활공비행하는 미사일을 직접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사정거리 3000㎞가 넘는 미사일 등 10여종의 미사일 개발에 방산업체와 민간연구소, 대학의 기술까지 총동원하겠다는 것이다. 무기를 수출할 수 없는 제약도 없애버렸고 국가가 주도하여 무기를 수출하겠다고 선언했다. 5년 동안 430조원의 국가예산을 투입하게 된다. 호주와 영국에만 팔았던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도 1000발까지 구입하려는 계획이 있다. 국방비를 GNP 1%이내로 쓰게 되어 있던 일본 스스로의 제약도 날려버리고 2%로 두 배가 된다.

일본이 지난 70여년 동안 추구했던 평화적인 일본이 존재했기에 동북아는 군비경쟁을 하지 않고 오로지 경제발전에 몰두하며 풍요롭게 살았는데 이제는 엄청난 돈을 군비경쟁에 투입하는 것이다. 음속의 5배가 넘는 초음속 미사일도 만들고 각종 미사일을 충분히 만들어 일본 규슈 오이타현에서 북쪽 아오모리현까지 2035년까지 약 130동의 미사일 보관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큰 변화에 한국의 언론은 영문도 모른 채 조용하기만 하고 정치권은 정쟁만 하고 있다. 일본에 식민지배까지 당한 한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닌가로 곡해될지도 모르지만 한국의 군사력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상황까지 군사대국 일본이 탄생하는데 아무런 대책 없이 바라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2023년 현재 상태에서도 한국은 전투기, 대잠초계기, 이지스함, 잠수함 등 모든 분야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데 한국도 스스로 방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만 할 때다.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같이 하는 미국과 수백년이라도 혈맹관계를 유지하면 좋겠지만 역사는 그 어떠한 이유로 확 바뀌는 때가 있을 수 있어서 그 시점에 한국은 반드시 강대국의 반열에 있어야 재앙을 피할 수가 있다. 이처럼 역사가 요동치고 있는데 한국은 세계의 초강대국이자 자유주의 가치를 지닌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심화해야 한다. 일본은 심지어 미·일 군사일체화를 내세우고 우주동맹까지 관계를 넓히고 있다. 우주동맹을 맺으려면 GPS(위치추적시스템)위성이 있어야 하는데 일본은 7개가 되고 우리는 계획은 있지만 현재로선 단 1기도 없는 상태다.


빠른 걸음으로 미래를 향한 안보전략을 세워나가야 할 때이다. 동맹이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하지만 스스로 자위력이 있을 때 동맹도 더욱 굳건해지는 법이다.
자주 국방력을 갖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부지런히 일을 할 때이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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