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직후 광주 간 전두환 손자 "늦게와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새벽에 광주행..할아버지 대신 고개숙여
"천사같은 마음으로 환영해주셔서 감사"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서울 마포 경찰서에서 광주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한 뒤 출발하기 전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와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27)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뒤 석방되자마자 광주를 찾았다.

이날 광주에 처음으로 발을 내디딘 전씨는 가장 먼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경찰에 체포된 후 입국장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앞서 전씨는 28일 입국과 동시에 마약 투약 혐의로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경찰 조사 36시간 만인 29일 오후 7시 55분경 석방됐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을 고민했지만, 전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자진 귀국한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가 30일 오전 광주 서구 모 호텔 앞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전씨는 30일 오전 0시 30분경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호텔에 도착해 "태어나서 광주에 처음 와본다"라며 "항상 두려움과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오던 곳이다.

많은 분들이 천사 같은 마음으로 환영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미 있는 기회이자 순간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피해자분들, 상처받은 모든 분의 억울한 마음을 최대한 풀어드리고 싶다"라며 "기회를 얻게 돼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전씨는 5·18피해자들과 광주시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약 10초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전씨는 "저를 포함한 저의 가족들로 인해 지금까지 상처를 많이 받았고 원한도 많을 것 같다"라며 "늦게 온 만큼 저의 죄를 알고 반성하고 더 노력하며 살아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전씨는 당분간 광주에 머무르며 오는 31일부터 5·18기념재단 및 오월 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등과 만나 사죄할 계획이다.

[e-mail] 임우섭 기자